[사설]트럼프 “비핵화하면 바라는 바 이뤄줄 것”… 北 마지막 기회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2월 3일 0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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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차 북-미 정상회담 시기에 대해 “내년 1월 또는 2월”이라며 3곳이 장소로 검토되고 있다고 1일(현지 시간) 말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내년 초 곧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했다. 최근 들어 북-미 간에 대화가 단절된 분위기여서 2차 정상회담의 성사가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확고하게 회담 개최 의지를 밝힌 것이다.

북-미 정상의 2차 만남은 6·12 싱가포르 1차 회담 이후 교착상태에 빠진 비핵화 논의의 물꼬를 ‘톱다운’ 방식으로 터 추동력을 달아줄 것으로 기대돼 왔다. 싱가포르 회담 이후의 난맥상은 북한 체제 특성상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직접 나서야만 비핵화 진전이 가능함을 보여준다. 따라서 북-미 2차 정상회담은 김정은으로 하여금 지난 세 차례의 남북 정상회담과 싱가포르회담에서 했던 모호하고 수사(修辭)적인 수준의 비핵화 언급 대신 진정성 담긴 실행 의지를 밝히도록 할 중요한 기회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지난달 30일 한미 정상회담에서 “바라는 바를 이뤄주겠다는 메시지를 김정은에게 전해 달라”고 했다고 문재인 대통령이 어제 기내간담회에서 밝혔다. 비핵화를 제대로 하면 안전보장, 경제지원 등을 해준다는 의미다. 트럼프 대통령은 2차 정상회담이 열리면 비핵화와 안전보장, 관계 정상화 등을 선후적으로 어떻게 주고받을지 타임테이블을 논의할 용의도 밝혔다고 한다. 김정은을 비핵화 약속 이행으로 이끌기 위해 한미 양국이 최대한의 성의를 기울이고 있는 것이다.

이제 김정은도 제재 완화라는 헛된 욕심을 버리고 비핵화 실행에 나서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과의 만남에서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 전 대북제재 해제 불가 입장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도 어제 “남북철도 착공식도 제재에 저촉된다”고 말하는 등 제재에 관한 한 미국과 발을 맞추기로 입장을 정한 것으로 보인다. 이제 더 이상은 정부 여당에서 제재 완화를 언급해 북한이 오판할 소지를 주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중국 외교부 부부장이 그제 포럼에서 유엔 제재 해제를 요구하면서 6자회담 부활을 주장했는데 자국의 영향력 확대만을 염두에 두고 결정적 시기에 엇박자를 내는 중국의 행태는 비판받아 마땅하다.

김정은의 서울 답방도 비핵화 목표 달성이라는 큰 그림 속에서 이뤄져야 한다. 문 대통령은 어제 “김 위원장 답방에 국론 분열은 있을 수 없다. 모든 국민이 쌍수로 환영해 주실 것”이라고 했지만 연내 답방 성사라는 목표에 집착하다 보면 물거품처럼 사라질 장밋빛 포옹밖에 남지 않을 수도 있다.
#북미 정상회담#비핵화#ffvd#대북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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