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가 국내 첫 투자개방형 병원인 녹지국제병원 개설 허가를 오늘 내줄 방침이라고 한다. 그동안 몇 차례 혼선 끝에 나온 결론이다. 녹지병원은 47병상 규모의 의료 설비는 물론이고 의사 간호사 등 130여 명의 운영 인력까지 뽑아 놓은 상태라 정식 허가가 나는 대로 곧바로 병원 영업이 가능하다. 투자개방형 병원은 2002년 김대중 정부가 동북아 의료 허브를 목표로 시작했다. 이후 2015년 보건복지부가 중국계 자본인 뤼디(綠地)그룹의 투자사업을 정식 승인했다. 하지만 일부 시민단체와 주민들의 반대로 개설 허가가 6차례나 연기되다가 올해 10월에 숙의형 공론조사위원회가 불허(不許) 의견을 권고한 바 있다.
원 지사는 이번 개설허가 배경으로 “공론조사위원회 권고를 최대한 존중해야 하지만 행정의 신뢰성과 대외신인도 및 좋은 일자리 창출 등 지역 경제 회복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투자승인, 사업계획을 해 줘 투자자가 이를 믿고 시설, 인력을 다 충원했는데 지방자치단체가 병원 문을 열지 못하게 한다면 이보다 더한 국제 신인도 실추가 없다. 한국의 의료관광산업은 반도체, 자동차 못지않게 뛰어난 국제 경쟁력을 갖춘 미래 산업 분야다. 이번에 허가가 난 녹지병원 하나만으로도 앞으로 1만 명의 외국인 환자를 유치해 1700명의 좋은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중국 동남아 중동 등 해외에서 한국을 찾은 의료관광객은 32만1000명이나 된다. 제주 녹지국제병원이 한국 의료관광산업의 발전 가능성을 확인시켜 주는 첫 사례가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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