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산하 서울교통공사의 민노총·한국노총 산하 양대 노조가 파업 절차에 돌입했다. 서울교통공사 노조는 10∼13일 파업 등 쟁위행위 찬반 투표를 벌여 65%가 넘는 찬성률로 이를 가결했다. 그러면서 공사 측과 임금·단체협약 협상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한다면 21일 경고 파업을 하겠다고 예고했다. 실제 파업이 실행되면 지난해 서울메트로와 서울도시철도공사가 통합해 서울교통공사로 출범한 이후 첫 파업이 된다. 전과 달리 서울지하철 1∼8호선이 모두 영향을 받게 돼 서울시민들이 겪을 불편은 커질 것이다.
파업이 아니더라도 서울교통공사를 바라보는 시민들의 시선은 차갑다. 올해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과정에서 재직자의 친·인척을 알음알음 채용한 사실이 드러나 국정조사를 앞두고 있다. 게다가 지난해 적자가 5220억 원으로 급증했는데도 성과급까지 지급했다. 그런데 노조는 임금을 7.1%나 올려 달라며 정부가 권고한 공공기관 임금인상률(2.6%)의 3배 가까이를 요구하고 있다. 하나같이 공사 재정에 부담을 주는 임금피크제 폐지, 장기재직자 승진도 주장한다. 이는 좋은 일자리를 끼리끼리 나누고 문을 걸어 잠근 뒤에 임금과 복지를 최대한 누리겠다는 염치없는 작태다.
지난해 서울교통공사 인건비는 1조2911억 원으로 2016년보다 1597억 원이 늘었다. 노인 무임승차로 인한 손실(3600억 원)을 제외하면 인건비 증가가 지난해 적자의 주요 원인인 셈이다. 이런 적자 일부는 세금으로 보전한다. 서울시와 서울교통공사가 노조의 과도한 요구에 선을 긋지 않는다면 박원순 서울시장은 노동존중특별시가 서울시 공공기관 정규직만 위한 것임을 자인하는 셈이다. 서울시가 지하철을 타고 일터로 가는 시민, 꼬박꼬박 세금을 내는 시민을 배제한 ‘노조특별시’가 돼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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