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미경의 이런 영어 저런 미국]“95분간 혼자 열변 트럼프, 참 기괴해”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월 8일 03시 00분


2일 백악관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올해 첫 각료회의 모습. 이날 회의는 언론에 공개됐다. 기자들의 질문이 이어지자 트럼프 대통령이 질문할 기자를 지명하고 있다. ABC방송 캡처
2일 백악관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올해 첫 각료회의 모습. 이날 회의는 언론에 공개됐다. 기자들의 질문이 이어지자 트럼프 대통령이 질문할 기자를 지명하고 있다. ABC방송 캡처
정미경 국제부 전문기자·前 워싱턴 특파원
정미경 국제부 전문기자·前 워싱턴 특파원
최근 백악관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올해 첫 각료회의가 화제를 낳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의 시간 95분 내내 혼자 열변을 토했습니다. 아니 횡설수설했습니다. 1시간 반 동안 트럼프가 얘기한 주제가 24개라는 통계도 나왔습니다.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가 팩트체크에 나선 결과 트럼프 발언의 75∼80%는 왜곡, 과장, 거짓 통계 인용 등으로 이뤄졌다고 합니다. AP통신은 이런 트럼프의 발언을 ‘fact-busting(사실 때려잡기)’이라는 단어로 요약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각료들에게 말할 기회 한 번 주지 않고 홀로 발언을 이어가는 대통령의 모습을 ‘기괴하다(bizarre)’고 평했습니다. 트럼프 발언 내용의 진위는 눈 질끈 감고 넘어가고, 대신 배워둘 만한 영어 표현에 집중하겠습니다.

△As long as it takes. I‘m prepared.

이 두 문장은 붙어 다니는 경우가 많습니다. 주로 배짱을 부릴 때 쓰는 말입니다. 지금 미 연방정부는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중입니다. 국경장벽 설치 예산 문제로 정치권이 대치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국민의 불편은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셧다운이 얼마나 길어진다고 보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길어질 테면 길어져 봐라. 나는 각오하고 있어”라고 답합니다. “얼마나 시간이 걸리더라도 (나는 괜찮아)”라는 의미입니다.

△We’re given no credit for it.


북한 얘기는 앞부분에 나옵니다. 김정은에게 받은 친서를 자랑하면서 “당신들에게 보여주고 싶지만…”이라며 옆에 앉은 장관들을 약 올립니다. 그러면서 “김정은과 나는 세계 평화를 위해 중요한 일을 하고 있다. 그런데 아무도 우리 공로를 인정하지 않아”라며 섭섭하다는 표정을 짓습니다. ‘credit’는 원래 재무용어지만 일상회화에서도 많이 쓰입니다. 주로 ‘give for’와 함께 다니면서 ‘(누구를) 인정하다’ ‘높이 평가하다’라는 뜻입니다.

△Better looking than Tom Cruise.

어떤 주제에 대해 얘기하다 이리저리 튀는 것이 트럼프의 스타일입니다. 이란 핵문제에 대해 얘기하다 갑자기 영화배우 톰 크루즈가 등장합니다. “국방부에서 장성들과 이란 문제에 대해 회의를 했는데 (장성들이) 너무 잘생겼더라. 톰 크루즈보다 더”라는 뜻입니다. 그러자 트위터에서 난리가 났습니다. “Leave Tom Cruise Alone.” “톰 크루즈 가만 놔둬. (당신 입에 올라 잘된 사람을 못 봤어)”라는 뜻이겠죠.
 
정미경 국제부 전문기자·前 워싱턴 특파원
#백악관#미국 행정부 각료회의#도널드 트럼프#미 연방정부 셧다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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