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염태영]기후변화 대응, 지방정부가 나서자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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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태영 수원시장
염태영 수원시장
기후변화는 이제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이슈이자 세계인 모두의 숙제가 됐다. 우리나라도 지난여름 기상 관측 이래 최고·최장의 폭염을 겪었고, 빈번한 집중호우, 짧아진 봄과 가을 등 지구온난화의 영향을 고스란히 받고 있다.

기후변화의 주원인으로는 인간의 활동, 특히 전체 에너지소비의 70∼80%를 차지하는 ‘도시 인구의 활동’이 꼽히고 있다.

수원시는 인구 125만으로 전국 기초지자체 중 최대 도시다. 앞으로도 상당 기간 인구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높은 인구밀도, 지속적인 택지개발, 증가하는 인구유입량, 기초지방자치단체로서의 정책과 재정 권한의 한계 등으로 온실가스 감축을 속 시원히 달성하기에는 힘이 부치는 실정이다.

수원시의 고민과 지구촌의 위기가 불가분의 관계이기에 적지 않은 부담과 함께 신기후 체제에 대한 기대감을 갖고 지난해 12월 폴란드 카토비체에서 열린 제24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 참가했다.

‘탈탄소 사회로의 전환’을 촉구하며 개최된 당사국총회에서는 온실가스 감축, 기후변화 영향에 대한 적응, 감축 이행 과정의 투명성 확보, 개도국에 대한 재원 제공 및 기술이전 등 2020년 이후 적용되는 파리협정을 이행하는 데 필요한 세부지침이 마련됐다. 폴란드는 ‘공정한 전환’을 정상선언문에 반영하기도 했다. 이는 저탄소사회로의 이행 과정에서 생겨날 수 있는 실직 인구 등 취약 계층을 포용해야 한다는 의미다.

수원시는 이번 총회의 지방정부 간 ‘탈라노아 대화’ 결과에 주목했다. 남태평양 피지어에서 유래한 탈라노아 대화란 상호 비방 없이 포용적이고 투명한 방식으로 해결책을 모색하는 방식을 이른다. 국가들과 세계기후공동체가 국가별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달성하려면 실제 정책을 기획하고 이행하는 도시 및 지방정부의 사례가 표준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카토비체시(市)가 주관한 지방정부 간 행사에서는 녹색운동을 통해 전 세계 도시들의 지속 가능성과 기후 회복력을 높이고자 ‘유럽녹색수도 네트워크’가 발족되기도 했다.

파리협정은 기존 교토의정서 체제에 비해 보다 포용적이고 상향식 접근방법을 우선시한다. 지방정부를 중심으로 한 기업, 비정부기구(NGO) 등 다양한 이해당자사와의 소통과 협력이 핵심 전략이 됐다.

국제사회는 실효성 있는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대화, 참여, 협력을 화두로 제시하면서 지방정부의 역할을 키워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필자가 글로벌집행위원을 맡고 있는 지속가능성을 위한 세계지방정부(ICLEI)에 소속된 86개국 1500여 개 지방정부와 각국이 유기적인 협력사례를 만들어 공유하게 될 것이다.

수원시는 신재생에너지 설치와 보급 및 온실가스 감축에 노력해왔고 적지 않은 성과도 거뒀다. 이제 한 걸음 더 나가야 한다. 지속가능 발전과 에너지 전환에 뜻을 같이하는 전국의 지방정부들과 힘을 모아 기후변화에 대응할 것이다.

또 국제적인 기후변화 대응과 지속가능 발전을 위한 적극적인 노력이 우리나라에서 지방분권 논의의 중심 주제이자 알맹이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염태영 수원시장
#기후변화#지구온난화#탈탄소#온실가스 감축#탈라노아 대화#파리협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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