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설교하지 않는다. 싸운다(He doesn’t lecture, he fights).”
한 미국 정치 평론가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한 말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가장 빛날 때는 적을 설정해 휘몰아치는 공격을 가할 때인데요. 미디어 속성을 잘 간파하고 있는 그는 ‘설교’보다 ‘싸움’이 TV 화면에 인상적으로 비친다는 점을 십분 활용합니다.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된 뒤 트럼프 대통령의 기자회견에서는 별다른 ‘드라마’가 없었습니다. 합의가 불발됐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주특기인 비난을 퍼부을 상대가 없었으니까요. 기자회견은 35분 만에 끝났고 그는 유달리 피곤해 보였죠. 기자회견에서의 트럼프 대통령은 빛나 보이지 않았지만 그가 언급한 몇 가지 재미있는 표현들을 살펴보겠습니다.
△“He is quite a character.”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가리켜 한 말인 ‘Quite a character’는 ‘흔치 않은(unusual)’의 뜻입니다. “그는 독특한 사람이야” “그런 사람 또 없지”란 의미죠. “그 사람 정말 인물이야 인물”이라고 해도 좋습니다. 주로 상대방을 칭찬할 때 쓰지만 비난할 때도 종종 쓰입니다. 고집불통인 사람을 가리킬 때도 “He is quite a character”라고 합니다.
△I happen to believe that North Korea’s calling its own shots.
북한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을 묻는 질문에 대한 답이었습니다. ‘Calling its own shots’는 ‘북한의 운명은 북한 스스로 알아서 결정한다’입니다. 중국의 영향력은 제한적이라는 뜻이죠. 그런데 ‘believe’가 아닌 ‘happen to believe’라고 했습니다. ‘믿는다’가 아닌 ‘믿는 사람 중 하나다’ ‘이런저런 생각 끝에 믿게 됐다’의 뜻입니다. 자신이 조금 없거나, 자신의 의견이 소수처럼 느껴질 때 쓰죠.
△I’d much rather do it right than do it fast.
트럼프 대통령은 “합의문에 서명할 준비가 돼 있었지만 마지막 순간에 하지 않기로 했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빨리 일을 처리하는 것보다 올바르게 처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죠. 미국인들은 ‘빨리빨리(do it fast)’보다 ‘빈틈없이, 틀린 것 없이(do it right)’를 중시합니다. 한국인들이야 당연히 ‘fast’를 좋아하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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