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6일 북한의 동창리 미사일발사장 재건 움직임과 관련해 그것이 사실로 확인된다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매우 매우 실망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내가 실망할) 그럴 일은 없겠지만 지켜보자. 문제는 해결돼야 하고 우리 관계는 좋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 관계의 파국 가능성을 경고하면서도 일단 신중론을 내세웠지만 북한은 마치 사전에 계획된 일정에 따르듯 신속하게 움직이고 있다. 동창리 복구 동향 보고서를 냈던 미국의 북한 군사문제 전문가는 최신 위성사진을 추가 분석한 결과 “수직 엔진시험대와 발사대가 이미 완성됐다”고 했다. 나아가 동창리 발사장과 평양 위성관제종합지휘소를 관장하는 국가우주개발국 주변에선 시설확대 공사가 진행 중이라는 외신 보도도 나왔다. 외신들은 일제히 ‘불길한 징후’라며 파장을 주시하고 있다.
북한은 정세가 불리하게 돌아가면 으레 도발 가능성을 한껏 노출시켜 위기 지수를 높이고 추가적 요구조건을 내거는 모험주의적 전술을 사용해 왔다. 이번 미사일 시위도 평화적 인공위성 발사라는 핑계를 대며 그간의 미사일 시험 중단 약속을 깨려는 수순일 수 있다. 일단 합의한 내용도 마음에 들지 않으면 손바닥 뒤집듯 금세 깨버린 적도 한두 번이 아니다. 2012년 2·29합의문에 서명한 지 보름 만에 장거리 로켓 발사에 나선 것이 대표적 사례다.
북한의 이런 행태는 대화 국면을 다시 긴장과 위기로 몰아가는 위험천만한 행동이 아닐 수 없다. 북-미 대화는 북핵·미사일 시험과 한미 연합훈련의 동시 중단을 토대로 이뤄지고 있다. 미국은 하노이 회담 결렬에도 쌍중단의 틀을 유지하며 대화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그런데 북한이 도발적 행동에 들어간다면 대화는 계속될 수 없다. 트럼프 대통령도 실망하는 것으로 끝내지 않을 것이다. 분노와 화염으로 바뀌는 것은 시간문제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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