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바람 불던 지난 겨우내 잊은 적 없어요, 이 봄. 푸른 이파리 꼭 부여잡고 기다렸죠.
음, 조용히 맡아보아요. 짭짤한 제주 바닷바람 내음, 그 속에 스민 파릇한 청보리 향기.
여기서 한철 맘 놓고 노랗게 물들 작정이에요. 싱그러운 봄놀이 다 끝나고 지칠 때쯤 갈게요.
그렇게 당신에게로 가서 나는. 도란도란 둘러 모인 저녁 식탁을 고소한 향기로 채우겠어요.
―제주에서
사진=박영철 기자 skyblue@donga.com·글=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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