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념에 기반해야 하는 진영논리가 이념을 지워버리는 주객전도는 두 정당의 철학과 콘텐츠를 부실하게 만든다. 어쩌면 한국당의 진짜 위기는 이제부터일지도 모른다.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상대 진영의 실기로 온 기회를 극우몰이로 허비한다면 더 큰 위기가 다시 올 수 있다. 탄핵 이후 기다린 2년보다 더 긴 시간을 존재가 목표인 싸움에만 써야 할 수도 있다. 여당도 10년 만에 찾아온 두 번째 기회에서조차 혁신의 기회를 놓친다면 미래를 준비하지 못한 사람들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다. 진영논리를 이념논쟁으로 극복해야 할 때다.
김석호 객원논설위원·서울대 사회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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