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음을 갖는 ‘ㅖ’를 ‘ㅔ’로 발음하는 것도 허용한다는 내용이다. 표준발음법에 반영될 정도로 많이 일어나는 현상이다. 우리말 ‘ㅐ’와 ‘ㅔ’의 소리 구별이 어렵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일이다. ‘ㅖ’가 ‘ㅔ’로도 소리 날 수 있으니 여기서 생긴 ‘ㅔ’와 ‘ㅐ’의 구별도 어려울 것이다. ‘연애’와 ‘연예’의 혼동은 이런 사정으로 생긴 것은 아닐까 생각할 수도 있다.
물론 우리 맞춤법이 그렇게 만만하지만은 않다. 앞서 본 표준발음법은 ‘ㅖ’ 앞에 자음이 있을 때를 설명한 것이다. 앞에 자음이 없는 ‘예’는 그 대상이 아니질 않는가? 그렇지 않다. 우리의 발음은 그렇지 않은 이유를 제대로 설명해 준다.
‘연예’는 [여녜]로 발음된다. 앞에 자음 ‘ㄴ’이 있으니 ‘ㅔ’로도 발음되는 것이다. 여기서 [여네]로 소리 나는 것이 ‘연애’의 [여내]와 짝을 만들어 ‘ㅔ:ㅐ’의 혼란이 일어난 것이다. 또 [여네]와 [여내] 모두 두 번째 음절에서 나는 소리라는 점도 주목하자. 둘째 음절의 소리는 첫음절에서 나는 소리보다 구별하기가 어렵다. 이런 발음상의 혼동 때문에 ‘연예인의 연애’를 ‘연애인의 연예(×)’로 적는 맞춤법 개그가 가능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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