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 4월 22일 미국에서 열린 제1회 지구의 날 행사에는 2000만 명 이상이 참가했다. 하지만 제2회 지구의 날 행사는 무려 20년 뒤인 1990년에야 열렸다. 환경 문제가 경제성장의 뒷전으로 밀려난 탓이 컸다. 이후 매년 세계 규모로 벌어지는 행사에는 한국도 ‘하나뿐인 지구’를 내걸고 동참하고 있다.
이제 환경은 위기를 넘어 기회로 다가오고 있다. 세계적으로 환경시장은 2017년 기준 1조6000억 달러(약 1820조 원)에 달한다. 기업에는 경제적 가치 외에 친(親)환경 같은 사회적 가치 창출이 중요한 비즈니스 모델로 떠올랐다. 지난해 11월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에 따르면 ‘밀레니얼 세대’ 10명 중 7명이 최근 1년 동안 사회적, 환경적으로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제품을 구매했다. 소비를 주도하는 젊은 세대가 환경을 해치지 않고 생산된 제품에 다소 비싸더라도 선뜻 지갑을 여는 등 전통적인 소비와 다른 패턴을 보이는 것이다.
국내에서도 2011년 가습기 살균제 사태, 2018년 라돈 침대 사건 등 환경 재앙을 경험했다. 갈수록 심해지는 미세먼지는 숨조차 마음껏 쉴 수 없는 세상이 올 수 있다는 공포를 안겨줬고 ‘환경이민’이란 단어마저 낳았다. 환경이 우리의 일상을 결정짓는 핵심 결정변수로 생활 깊숙이 스며든 것이다.
동아일보가 이달 초부터 연재하는 ‘환경이 미래다’ 시리즈는 환경 문제를 새로운 기회로 보고 도전하는 기업들을 소개하고 있다. ‘생산자 책임 원칙’을 내걸고 생산 제품의 업사이클링 프로그램을 내놓는 기업, 제조 공정에서 발생하는 각종 부산물을 재활용하는 기업, 친환경 차량을 만드는 과정도 친환경적으로 갖추려는 기업 등 친환경에 대한 소비자의 욕구가 혁신성장의 씨앗이 되고 있다. 그 바탕에는 기꺼이 친환경 제품을 선택하고, 환경오염을 일으키는 기업은 외면하는 지구촌 소비자들의 변화가 깔려 있다. 환경적으로 올바르지 않은 기업은 퇴출까지 될 수 있지만 다른 한편으론 무궁무진한 기회 또한 열리는 것이다.
지구는 오늘도 자원 고갈, 쌓여 가는 쓰레기, 기상이변 등 한계에 이르렀다는 신호를 곳곳에서 보내고 있다. 환경은 우리의 미래생존 그 자체이며 기회이고 성장동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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