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경제는 미중 무역 분쟁 장기화와 국제유가 불안정, 국내 기업의 투자 위축 등으로 지난해보다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경제가 활력을 잃으면 산업현장의 안전도 위협받는다. 경기 침체로 안전경영에 지속적인 투자가 힘들기 때문이다. 공정이 수시로 변하는 건설현장은 특히 더 그렇다.
외환위기 때인 1998년과 1999년 2년 동안 건설업 ‘사고사망 만인율(노동자 1만 명당 사고사망자 비율)’은 1997년보다 약 10% 높아졌다. 최근에도 건설현장에서 사망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부산 해운대 공사현장에선 55층 외벽에 설치된 구조물이 추락해 노동자 4명이 숨지는 사고가 났다. 올해 3월에는 경북 안동에서 철제로 된 작업발판이 무너져 노동자 3명이 20m 아래로 추락해 숨졌다. 정부는 산재사고 사망 노동자를 2022년까지 절반으로 줄이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 정책의 성패는 건설업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 해 동안 전체 산재사고 사망자의 절반이 건설현장에서 발생하기 때문이다. 그중 약 60%가 추락 사고다.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은 건설현장에서의 추락 사망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작업발판과 안전난간을 집중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특히 불량 비계 사용 현장을 상대로 철저한 기술 지원을 통해 안전한 비계를 설치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소규모 건설현장에는 안전한 추락방지 시설을 설치할 수 있도록 2000만 원 한도에서 자금을 지원한다. 공단과 고용노동부는 5월 한 달간 전국의 건설현장을 집중 점검한다. 6월 이후에는 매월 14일이 속한 주간에 불시점검에 나선다. 위반 사항이 발견되면 작업을 중지시키고 과태료를 부과하는 등 강력하게 조치할 방침이다.
올해 국내 건설경기는 2017년 하반기 이후 계속된 건설 수주 감소로 침체가 예상된다. 이럴 때일수록 더욱 안전에 투자해야 한다. 사업주는 안전에 대한 투자가 노동자를 보호해 생산성을 높이고, 미래에 발생할 수 있는 손실을 방지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임을 인식해야 한다. 우리나라가 세계 10위권 경제 규모를 달성한 것은 건설업이 뒷받침했기 때문이다. 현장에서 묵묵히 땀 흘린 건설노동자들의 노력을 잊지 말아야 한다. 독일과 일본 등 선진국의 3배 이상인 산재사고 사망률을 낮추고, 산업안전 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건설업계의 선도적인 역할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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