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은 우리 경제가 성공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했다. 평가지표를 어디에 뒀는지 모르겠으나 아마도 국정운영계획에 나온 소득주도성장 공정경제 혁신성장을 기준으로 한 말일 것이다. 이들 3대 과제의 성적표를 굳이 거론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더 중요한 건 이들 과제에 국민이 동의하고 있는지, 그 결과물을 각자의 성공으로 공유할 수 있는가이다. 돈 잘 번 기업이 규제 칼날이 무서워 실적을 쉬쉬해야 한다면 그건 정부가 말하는 성공의 길에 동참하는 데 불편해하고 있음을 뜻한다. 그 길이 누구의 성공으로 가는 길인지 불확실해서다. 리디노미네이션에 정부의 숨은 의도가 있다고 보고 자력구제에 나서는 것도 마찬가지다. 상대를 믿지 못하니 불안한 것이다. 청와대와 여당은 종종 “불안을 선동하지 말라”고 하지만 왜 불안해하는지 들여다보는 게 먼저다.
고기정 경제부장 k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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