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유달리 관심을 두는 나라가 있다면 북한과 미국일 것입니다. 시시콜콜한 뉴스는 물론 철지난 뉴스까지 북한은 일본 언론의 단골 소재입니다. 북한에 대한 일본의 관심은 부정적 호기심에서 출발합니다. 반면 미국은 일본의 긍정적 관심도가 매우 높은 나라입니다. 매체당 100∼200명씩 일본 특파원들이 미국에 와서 진을 치고 있습니다. 중국식 인해전술로 미국을 휩쓸면서 취재합니다. 그만큼 미국에 대한 일본인들의 관심이 높기 때문이겠죠. 미국 대통령이 새 일왕 즉위를 맞아 방문했으니 일본이 들썩거리지 않았을까요.
△“Ceremony only gets you so far.”
골프 치고, 더블 치즈버거 먹고, 스모 경기도 함께 관람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매우 요란하게 만났지만 별로 이룬 것은 없다는 평가가 지배적입니다. 미 행정부 관리의 말입니다. “격식(ceremony)이 이룰 수 있는 것은 제한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에서 격식을 차린 여러 행사에 참석했지만 내실은 없었다는 뜻입니다. ‘So far’는 ‘지금까지’라는 뜻도 있지만 여기서는 ‘제한적인’이라는 의미입니다. 한마디로 ‘별 볼 일 없는 만남’이었다는 것이겠죠.
△“Politics stops at water‘s edge.”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 방문 중 내년 미 대선에서 자신의 라이벌로 부상한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 민주당을 비난하는 트윗을 여러 개 올렸습니다. 대통령이 바다 건너까지 가서 국내 정치를 비난하는 것은 정치 에티켓이 아닙니다. 한 민주당 정치인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충고합니다. “정치는 국경선에서 멈춰야 한다.” 1947년 냉전 초기 공화당 소속 아서 반덴버그 상원 외교위원장이 민주당의 해리 트루먼 대통령에게 외교 문제에서 초당적 협력을 약속하면서 “국경선 너머까지 당파 정치를 끌고 가지 않겠다”고 말한 데서 유래했습니다.
△“It’s like being held captive.”
일반적으로 해외를 순방하는 대통령의 수행원이 된다는 것은 혜택이고 권력입니다. 출세 코스죠.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의 수행원들은 “죽을 맛”이라고 하소연합니다. 4, 5시간밖에 안 자는 트럼프 대통령은 기내에서 수행원들을 달달 볶으면서 이런저런 주문을 해댄다고 합니다. 비행기에서 뛰어내릴 수도 없는 수행원들은 ‘포로 신세(being held captive)’가 된 기분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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