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美中 ‘깨지기 쉬운 휴전’… 韓 경제 체질개선 서둘러야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7월 1일 00시 00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달 29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미국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신규 관세 부과 보류와 양국 간 무역 협상 재개를 결정했다. 미국이 지난해 7월 500억 달러어치 중국산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하면서 촉발된 미중 무역전쟁이 ‘2차 휴전’에 돌입한 것이다. 하지만 미중 무역 갈등은 장기간에 걸친 패권 경쟁이며 주요 쟁점은 해결된 것이 없어 언제든 다시 대결로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 .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기업이 화웨이에 더 많은 부품 판매를 허용할 것이라고 한발 물러서는 듯했지만 허용 시점은 무역 협상이 마무리될 때라고 말했다. 화웨이 문제를 협상 타결의 선결 조건으로 제기하는 중국과 시각차가 매우 크다. 또한 미국은 중국의 지식재산권 절취 문제 시정, 시장 개방 등 구조 개혁 약속 이행을 위한 법률 개정을 요구해왔다. 하지만 시 주석은 “중국의 주권 문제에서 반드시 핵심 이익을 수호할 것”이라며 물러서지 않았다. 양국이 확전보다는 협상 재개에 합의했지만 후속 협상이 지지부진하면 지난해 12월 ‘아르헨티나 1차 휴전’ 이후 다섯 달 만에 협상이 결렬된 전철을 밟을 수도 있다.

지난 수개월간 한국은 미중 갈등에 끼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곤궁한 지경에 처했었다. 미중 협상 재개로 한숨 돌렸다지만 미중 양국에 대한 수출 비중이 38.9%에 이르는 한국은 협상 추이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다. 정부는 수출 지역 다변화 등을 통해 대외 환경 변화에 특히 취약한 한국 경제의 체질을 강화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
#화웨이#미중 무역 협상#g20 정상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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