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욱 기막힌 일은 존 윅이 최고회의에 저항하면서 “난 꼭 살아야 한다”고 외치는 이유이다. 그에 따르면 “나는 아내와의 소중한 사랑을 간직한 존재이므로 살아서 사랑을 기억해야 한다”는 것이다. 와우! 난 소중한 존재이므로, 누군가의 아들이고 아빠이고 연인일지도 모를 킬러 수백 명을 죽여도 된다니. 철학과 출신인 C 씨는 존 윅의 유별난 동물 사랑과 더불어 이기적이고 불학무식한 살인행위를 ‘인류의 나아갈 길이 개인의 자아 완성과 자유 신장에 있다’고 설파한 존 스튜어트 밀의 ‘자유론’에 입각해 해석해야 할지를 두고 근원적 카오스에 빠지고 말았다.
이승재 영화 칼럼니스트·동아이지에듀 상무 sj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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