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미국의 새로운 무역 협상이 베이징에서 열린다. 단기간에 합의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오사카 정상회담에서 보여준 ‘선의’에는 한계가 있다. 미중 무역전쟁이 진짜 ‘휴전’할지 지금으로서는 낙관할 근거가 많지 않다.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을 상대로 시작한 무역전쟁은 미중 경제·무역관계를 심각하게 어지럽혔다. 무역전쟁은 과학기술전쟁으로 확대됐다. 미중관계에 이미 ‘질적 변화’가 발생했다. 트럼프가 무역전쟁과 기술전쟁을 시작한 표면적 이유는 중국이 ‘미국을 이용해 이익을 보지 못하도록 하고 빈틈을 이용해 미국 기술을 훔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진짜 목적은 중국 제조업과 과학기술 혁신이 중·저급 수준에서 고급 수준으로 가는 것을 막으려는 것이다.
미국의 협상 대표인 로버트 라이트하이저는 이미 90%의 “합의를 이뤘다”고 말했다. 왜 남은 10% 부분을 뛰어넘기 어려운가. 이는 미국이 중국 무역과 산업 정책 뒤에 있는 정치와 경제 체제의 요소를 존중하느냐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난폭하게 관세 부과로 압박해 중국을 굴복시키는 데 있지 않다.
트럼프 행정부가 무역전쟁에서 국가안보를 경제안보보다 상위에 놓으면 중국도 정치안보를 경제안보보다 상위에 놓아야 한다는 걸 인식해야 한다. 트럼프는 중국에 양보를 강요하려 한다. 미중무역 합의가 미국의 이익에 부합하기를 원한다. 강경한 대중 정책이 2020년 미국 대선에서 ‘자산’이 되기를 원한다. 하지만 중국 시진핑 정부는 반드시 중국 공산당 집정 지위의 안정성을 고려할 것이다. 미국과 무역 협상 중에 이런 추세는 강경해질 것이다. 중국은 이달 4일 미중이 합의하려면 미국이 중국 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를 전부 취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정부는 이를 수용할 수 있는가?
시진핑 정부의 국가자본주의 추구를 두고 미국 정부 엘리트들은 중국이 미국과 ‘지위와 권력이 대등한 경쟁자’가 되는 것을 전례 없이 우려하고 있다. 중국은 한편으로는 국내의 정치적 압박 때문에 피치 못해 “무역전쟁에서 중국은 끝까지 (미국을) 상대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다른 한편으로는 중국이 반드시 개혁개방을 가속화해야 트럼프 행정부가 시작한 무역전쟁과 과학기술전쟁의 피해를 없앨 수 있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지난달 오사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중국이 자발적으로 용감하게 변혁을 추구하고 세계 경제 안정과 번영에 공헌할 ‘결심’을 보여주겠다고 밝혔다. 중국이 강력하게 ‘구조개혁’을 추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를 통해 미중 무역 협상 중에 미국이 중국에 요구한 ‘구조변혁’에 응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중국의 대미 무역협상에서 중요한 책략의 변화를 반영한다. 미국이 중국을 압박해 ‘구조변혁’을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중국의 산업과 시장 개방정책이 자발적으로 ‘구조개혁’을 진행할 것이라고 전 세계에 선언한 것이다.
중국이 자발적으로 변화를 추구하고 혁신을 추진하면 트럼프 정부도 변해야 한다. 미중 간 무역 합의는 공정하고 전면적이며 집행 가능한 합의여야 한다. 이 합의는 중국이 미국 제품을 구매할 때 중국의 실질적인 수요와 능력을 고려할 뿐 아니라 합의서의 균형, 무역 제재의 전면 취소 등 문제에서 돌파구를 필요로 한다. 동시에 중국이 계속 구조개혁을 심화하도록 도와야 한다. 미중관계의 장기 안정과 조화, 협력을 위해 새로운 조건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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