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평화[내가 만난 名문장]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7월 22일 03시 00분


권성우 고려대 경영대 교수
권성우 고려대 경영대 교수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혜민 스님

종교적 성향은 없는 편이지만 신부님의 강론, 목사님의 설교, 스님의 설법을 듣는 것을 좋아한다. 오늘 소개하고자 하는 명문장은 책 속에 있는 문장이 아니라 혜민 스님의 책 제목 그 자체다. 이 책에는 마음의 평화를 얻기 위한 과학적, 철학적, 실용적 지식과 삶의 지혜가 가득하다.

나는 대학에서 심리학을 공부했다. 사람의 마음과 행동에 대한 다양한 이론도 공부했다. 그래서 그런지 ‘마음의 평화’가 무엇보다 중요함을 깨닫게 되었다. 그런데 누구나 사람들과 부대끼다 보면 화가 나기도 하고 서운한 일도 생기기 마련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난 후 곰곰이 생각해 보면 그리 화날 일도 아니었고 서운해하지 않아도 될 일인 경우가 많다.

이들 대부분은 다른 사람이 나와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하는 데서 비롯된다. 나의 생각과 행동은 모두 맞다고 굳게 믿으며, 나와 다른 생각은 틀리다고 생각하는 데서 갈등이 시작된다.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멈추지 않으면, 내가 맞지만 타인도 틀리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깨닫기 힘들다. 정치, 외교 및 노사 갈등에서 많이 목격하는 일이다.

부부싸움도 마찬가지다. 몇십 년을 다른 환경에서 다른 교육을 받고 자란 두 사람이 어떻게 똑같이 생각하고 행동할 수 있겠는가?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라는 책도 있지 않나. 나의 아내도 가끔 나의 무감각함을 지적하며 서운함을 표시한다. 그러면 나의 전략은 빨리 잘못을 인정하는 것이다. 그런 후, 내가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설명한다. 나도 나쁜 의도로 그런 것은 아니라고…. 아내 입장에서는 서운할 수 있는 나의 행동이, 내 딴에는 아내를 배려하려는 의도에서 한 것이라고 말이다.

화내기 전에 10초만 호흡을 가다듬고 멈추어 보자. 다른 길이 많이 보일 것이다.

권성우 고려대 경영대 교수
#혜민 스님#멈추면#비로소 보이는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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