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미국 대통령 선거를 위한 민주당 후보들의 TV 토론회를 보다가 흥미로운 걸 발견했습니다. 귀에 착착 달라붙는 재미있는 발언은 모두 군소 후보들 입에서 나온다는 겁니다. 1, 2등 후보들은 혹시 말실수라도 할까 봐 몸을 사리지만 저 뒤쪽의 후보들은 자기 이름을 알리려고 온갖 애를 쓰더군요. 재미있는 발언들을 모아 봤습니다.
△“You’re dipping into the Kool-Aid and you don’t even know the flavor.”
미국의 대표적인 과일향 음료 쿨에이드의 종류는 매우 많습니다. 같은 붉은 계통이라도 체리, 딸기, 수박향이 있어 헷갈리기 쉽죠. 체리향인 줄 알고 덥석 마셨더니 딸기향인 경우가 있습니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 섣불리 판단해 아는 척할 때 ‘dip into the Kool-Aid’라고 합니다. 뉴어크시장 출신의 코리 부커 후보는 1등 후보 조 바이든 전 부통령으로부터 시장 시절 치안 성적이 좋지 않다는 공격을 받자 이렇게 반격합니다. “당신이 부통령이었을 때 경찰 관련 예산을 확 깎아 버려서 치안이 허술해진 거야, 잘 알지도 못하면서 아는 척하지마.”
△“The first thing I’m going to do when I’m President, is I am going to Clorox the Oval Office.”
뉴욕 상원의원 출신 키어스틴 질리브랜드 후보는 대통령이 된다면 가장 먼저 백악관 집무실을 클로락스로 박박 닦아서 살균하겠다고 합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더럽게 남긴 자국들을 깨끗하게 청소하겠다는 것이죠. 클로락스는 세정살균제 브랜드입니다. 워낙 유명한 제품이다 보니 그대로 가져다가 ‘소독하다’라는 뜻의 동사로 썼습니다. “I Googled it”에서 ‘Google’은 ‘검색하다’라는 뜻이잖아요.
△“I don‘t think we should conduct foreign policy in our bathrobe at 5 in the morning.”
미네소타 상원의원 출신 에이미 클로버샤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정책을 비판합니다. “대통령이 새벽 5시에 잠옷 가운 차림으로 외교정책을 결정해서 되겠느냐”는 뜻이죠. 새벽 시간에 중요한 정책에 대한 트윗을 자주 올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습관을 비꼬는 것입니다. 외교 이슈를 낮 시간에 충분한 논의를 거쳐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새벽에 비몽사몽 상태에서 즉흥적으로 결정한다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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