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후보자의 딸 논문 특혜 의혹, 박근혜 몰락시킨 정유라 연상시켜
‘법꾸라지’에 법무장관 맡길 수 있나
이념으로 국가점유 성공한 386세력… 제 자식 뺀 청년층 N포세대 만든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딸은 억울할 것이다. 유학 간 부모를 따라 미국서 학교를 다녔기에 외고에 들어갔고, 의대에서 2주간 인턴하며 영어 의학논문 작성에 참여했기에 대입 자기소개서에 썼다. 하지만 제1저자로 올려달라고 부모가 압력을 넣은 것도 아닌데 뭘 잘못했다는 건가.
어제 조국이 “딸이 등재 논문 덕분에 대학 또는 대학원에 부정 입학을 했다는 의혹은 명백한 가짜뉴스”라고 밝힌 것도 ‘절차적 불법’은 없었다는 자신감 때문일 터다. 인사청문회가 열려도 조국은 ‘등재 특혜’에 자기 가족 책임은 없다고 강변할 것이고 대통령은 임명을 강행할 분위기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몰락을 촉발한 것도 정유라의 ‘학점 특혜’였다. 2016년 10월 이화여대 학생들은 대통령의 비선 실세가 최순실이고, 정유라가 최순실의 딸임을 모르는 상태에서 “왜 수업에 한 번도 안 나온 정유라가 우리보다 학점을 잘 받느냐”며 분노했다. 입시비리가 있었다는 건 한참 뒤 특검을 통해 드러난 사실이다. 그들은 법전까지 안 뒤져도, 그냥 상식적으로 봐도, 실력과 노력에 걸맞지 않은 불공정한 결과를 용납할 수 없었던 거다.
교육 관련 특혜만큼 청년층에 민감한 문제도 없다. 나는 못 배웠어도 내 자식은 공부 잘해 좋은 대학 가기 바라는 게 한국의 부모 마음이다. 최순실 게이트가 절대 용서 못할 중죄로 각인된 것도 정유라의 학사비리가 청년층부터 부모 세대까지 공분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의 내로남불이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그러나 조국은 어떤 잘못을 해도 대통령이 싸고도는 최측근이고, 정부 핵심 세력인 운동권 386세대의 상징적 존재다. 기득권을 누리는 자칭 강남좌파라도 진정 나라를 위한 ‘진보적 사회개혁’을 하고 있다면 존경할 수 있다. 애국을 입에 달고 사는 조국이 남의 자식들은 강남에 진입하지도 못하게 교육 사다리를 부수는 퇴행적 작태를 하면서, 자기 딸에게는 황금 사다리를 받쳐준 사실에 국민 분노가 폭발하는 것이다.
386 세력은 이념을 통해 ‘국가에 대한 점유’ 작전에 집합적으로 돌입한 세대라고 이철승 서강대 교수는 분석한다. 문 대통령이 당선 뒤 가장 하고 싶은 일로 꼽은 것이 주류세력 교체였다. 알고 보니 조국 같은 폴리페서부터 참여연대, 민변, 민노총 등 386 네트워크가 청와대부터 사법부, 온갖 정부위원회, 공기업 노른자위까지 꿰차고 세금 빼먹는 것이 정권 교체의 목표였던 모양이다.
국민이 살기 좋은 나라를 만들고 있다면 또 모른다. 운동에 빠져 공부는 팽개쳤던 이들의 시대착오적 정책 탓에 386세대의 자녀들인 청년층은 피해를 뒤집어쓰고 있다. 신입사원 채용 길을 막아버린 비정규직 제로 정책이 대표적이다. 최저임금을 무리하게 올린 소주성(소득주도성장) 때문에 알바생 학비 마련 길이 막히고 있다. 강남 아파트값 잡는다며 대출을 막아버려 젊은 부부들은 조국처럼 몇십억 현찰을 쥐고 있지 않는 한 새 아파트 구경도 못 할 판이다.
자기 자녀 아닌 청년층을 N포세대로 만들고도 386 집권세력은 잘못을 모른다. 조직의 이익 앞에선 모든 것을 합리화할 수 있는 집단주의 성향이 좌파 운동가들의 특징이다. 2012년 통합진보당 부정 경선 사실이 발각되고도 비례대표들은 사퇴를 거부했듯, 정부여당은 여론이 들끓어도 정권 재창출에만 신경 쓰는 모습이다.
조국으로 치면 ‘100년 집권’을 위해 내년 총선 전 검찰개혁과 야당 의원들 의법처리를 해내야 할 대통령의 아바타다. 386 집권세력이 “조 후보자를 흔드는 것은 문재인 정부의 정통성을 훼손하는 일”이라고 일제히 엄호하는 것도 이 때문일 터다.
정유라가 처벌받지 않은 것처럼 조국의 딸도 죄는 없다고 본다. 말로는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고 외치면서 자기들끼리 특별한 기회, 특별한 과정, 특별한 결과를 누리려는 386의 권력욕이 문제다.
국민과 더 유리(遊離)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조국을 털고 가야 한다고 믿는 청와대 참모들이 대통령에게 말을 못 한다고 한다. 좋지 않은 징조다. 국민이 불신하는 ‘법꾸라지’가 법무부 장관을 맡는 것은 정권의 불행이다. 박근혜의 최순실처럼 대통령의 최측근이 이 정부의 몰락을 불러오지 않으려면, 대통령이 조국과 갈라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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