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범인이라는 증거가 많다[정미경의 이런 영어 저런 미국]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8월 26일 03시 00분


얼마 전까지 호황을 누리던 미국 증시도 급등락하면서 혼란스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 출처 마켓워치닷컴
얼마 전까지 호황을 누리던 미국 증시도 급등락하면서 혼란스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 출처 마켓워치닷컴
정미경 국제부 전문기자 前 워싱턴 특파원
정미경 국제부 전문기자 前 워싱턴 특파원
우리나라도 그렇지만 참 미국도 뉴스가 끊이지 않는 나라입니다. 한동안 국경장벽이니 총기규제니 하면서 시끌시끌하더니 요즘 관심은 완전히 경제로 넘어갔습니다. 소비자물가, 구매관리자지수, 실업률 등 상당수 경제지표에서 침체 조짐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얼마 전까지 잘나가는 듯하더니만 어쩌다 이렇게 된 겁니까.

△“It will have Trump’s fingerprints all over it.”

침체의 원인은 독일 중국 등 주요국들의 침체에 영향을 받은 것도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중국과의 무역전쟁입니다. 대통령 후보 시절부터 “중국을 손보겠다”고 큰소리쳤지만 이렇게 집요하게 물고 늘어질 줄은 아무도 몰랐다고 합니다. 엘리자베스 워런 민주당 대선 후보는 경제를 좀 아는 사람입니다. 전적으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잘못된 정책 때문이라고 주장합니다. ‘Fingerprint all over it’이라는 재미있는 표현을 썼네요. 범인 트럼프 대통령의 지문이 여기저기 남아 있다는 것이죠.

△“A wounded tiger is a dangerous tiger.”

많이 회자되는 명언입니다. 호랑이는 몸이 성할 때보다 상처를 입었을 때 더 위험합니다. 자신을 지키기 위해 더 맹렬하게 달려들기 때문이죠. 버락 오바마 대통령 시절 경제보좌관이었던 재러드 번스타인은 트럼프 대통령을 상처 입은 호랑이에 비유합니다. 원래 명언은 ‘dangerous beast’인데 번스타인은 ‘tiger’라고 했네요. 뭐 그래도 말은 통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존심이 강한 사람입니다. 경제가 휘청거리면서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었습니다. 위험한 맹수가 자존심 회복을 위해 어디로 튈지 아무도 모릅니다.

△“The whole thing is going to come down like a stack of cards.”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 내용이 달라졌습니다. 선거유세 때마다 입이 마르고 닳도록 경제호황 자랑을 해댔지만 이제는 더 이상 그렇게 말할 수 없는 처지가 됐습니다. 어떻게 변했을까요. “경제를 다시 좋게 만든 사람은 나밖에 없다”라고 주장합니다. 연금을 무사히 받고 싶다면, 의료보험 혜택을 계속 유지하고 싶다면 자신을 뽑아 달라는 것이죠. 그렇지 않으면 경기호조라는 공들여 쌓은 카드 탑(stack of cards)이 와르르 무너질 것이라고 합니다.

정미경 국제부 전문기자 前 워싱턴 특파원
#미국 증시 급등락#미국 경제#미중 무역전쟁#트럼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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