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갈등과 관련해 양국 고위급 인사들이 잇따라 관계 개선 의지가 담긴 발언을 내놓고 있다.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27일 “일본이 수출 규제를 철회하고 우호적 분위기가 다시 조성되면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재고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일본 자민당의 2인자인 니카이 도시히로 간사장도 같은 날 방송 인터뷰에서 “원만한 외교를 위해 한국도 노력할 필요가 있지만 우선 일본이 손을 내밀어 양보할 수 있는 것은 양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일관계 경색을 풀기 위해 한 발짝씩 물러설 수 있다는 발언이 양측에서 나온 것이다.
28, 29일 일본 도쿄 히비야 공원에서 열린 한일축제한마당 행사에서도 관계 개선에 대한 의지를 담은 발언이 쏟아졌다. 아카바 가즈요시 국토교통상은 개회사에서 “한국은 일본에 문화를 전해 준 은인의 나라”라며 “정치인들은 한일 우호관계를 위해 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와무라 다케오 일한의원연맹 간사장도 “정치, 외교적으로 어려운 상황이어도 민간 교류는 지속돼야 한다”고 거들었다. 남관표 주일 대사는 “한일 간의 어려운 관계는 잠시의 문제”라며 “하루라도 빨리 관계를 개선하는 것이 양국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한일 수교 40주년이던 2005년 시작된 이 행사는 양국 외교부 장관의 합의에 따라 2009년부터 매년 열려 왔지만 올해는 정상적으로 치러질 수 있을지 우려가 컸다. 그러나 양국의 문화예술 단체들은 이런 때일수록 더욱 교류가 필요하다며 발 벗고 나섰다. 한일관계가 수교 이후 최악인 상황에서도 한일경제인회의가 24, 25일 서울에서 열린 데 이어 도쿄에서 양국의 우의를 다지는 민간행사가 예정대로 열린 것은 그 자체로 뜻깊은 일이다. 양국 정관계 인사들의 발언이 정치적 수사에 그치지 않고 관계 개선을 위한 실질적 대화로 이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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