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8일 “올해 성장률은 국제통화기금(IMF)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전망 수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최근 IMF는 한국의 성장률 전망을 2.6%에서 2.0%로, OECD는 2.4%에서 2.1%로 각각 내린 바 있다. 홍 부총리가 이날 제시한 성장률 2.0∼2.1% 전망은 올해 7월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을 발표할 때 내놓았던 2.4∼2.5%보다 0.4%포인트나 낮은 것이다.
그나마도 정부의 성장률 전망은 대체로 목표나 희망을 가미하는 경향이 있다.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같은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이미 올해 한국의 성장률 전망을 1%대로 낮춰 잡았다. 올해 한국 경제가 성장률 1%대 시대로 접어들면서 일본식 장기불황으로 갈 수 있다는 우려가 반드시 기우라고만 할 수는 없는 처지다.
한국 경제가 맥을 못 추고 있는 것은 정부 설명대로 세계경제 전체가 동반 침체하고 있기 때문일 수도 있다. 하지만 경기가 이미 하강에 접어든 시점에 성장보다는 분배에 초점을 둔 정책들을 잇달아 강행하면서 추락 속도를 더 가파르게 만든 실수는 지금이라도 분명히 짚고 반성해야 한다.
올해 성장률 2%를 지키느냐 못 지키느냐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 향후 기업이나 가계소비에 미치는 심리적 영향이 적지 않을 것이다. 중국이 올해 성장률 6% 선을 지키는 이른바 ‘바오류(保六)’에 사력을 기울이는 것도 비슷한 이유에서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대기업 현장을 잇달아 방문하고, 긴급경제장관회의를 소집하는 등 경제 살리기 행보를 강화하고 있다. 관심을 보이고 비전을 제시하는 것도 좋지만 중요한 것은 경제 활력을 살리는 데 도움이 될 정책을 속도감 있게 집행해 나가는 것이다. 올해 성장률 2% 선을 방어하는 성과를 반드시 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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