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즈가 청중에게 이 일화를 얘기한 것은 광신자들이 상상력의 빈곤에 시달린다는 점을 설명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니 친구가 운전사에게 아기를 떠올리게 했듯 그들의 마음에 상상력을 불어넣으면 아무리 광신자라 하더라도 인간성을 회복할 여지가 없지 않다는 거였다. 그렇다고 광신주의라는 질병을 일거에 치유할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조금은 도움이 될지 모른다는 거였다. 오즈는 2018년 세상을 떠날 때까지 그러한 희망의 끈을 놓지 않은 작가였다. 광신주의가 기승을 부리는 이 시대, 이 세계에 더 많은 오즈들이 필요한 이유다.
왕은철 문학평론가·전북대 교수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