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조국 뉴스는 가짜뉴스”… 이런 편향교육 방관할 건가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0월 24일 0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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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관악구 인헌고의 일부 교사가 학생들에게 반일 구호를 외치도록 강요하고 ‘조국 뉴스는 가짜뉴스’라는 등 편향된 정치의식을 주입한 것에 대해 학생들이 집단행동으로 반발하고 나섰다. 22일 재학생들로 구성된 ‘인헌고학생수호연합’은 “정치편향적인 교직원들의 행태는 학생의 인권을 짓밟는 폭거와 다름없다”며 감사를 촉구하는 청원서를 서울시교육청에 제출했다. 교사가 정치적 편향을 강요하는 학교 현장의 실상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것이다.

인헌고 학생들은 이달 18일 페이스북 페이지를 개설하면서 “학생들은 정치 노리개가 아니다”는 게시글을 올렸고 청원을 통해 공론화에 나섰다. 수능을 앞둔 고3 학생들까지 단체행동에 참여한 것을 보면 교사의 선동이 얼마나 노골적이고 강압적으로 이뤄졌는지 짐작할 수 있다.

학생수호연합에 따르면 일부 교사는 교내 행사에서 ‘아베 자민당 아웃’ 같은 구호를 외치도록 지시했다. 한 교사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사퇴를 두고 ‘무고한 조국을 사악한 검찰이 악의적으로 사퇴시켰다’는 식으로 설명했고, 학생들이 다른 의견을 내자 “그런 가짜뉴스 믿지 마. 가짜뉴스 믿는 사람은 다 개돼지야”라고 했다고 한다. 수업 도중 현 정권에 비판적인 학생에게 “나는 문재인 대통령이 너무 좋은데 왜 싫어하냐”며 수업 후 학생을 교무실로 데려갔다는 사례도 공개됐다.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은 헌법에 규정돼 있다. 교사들이 첨예한 사회적 이슈에 대해 편향된 주장을 서슴없이 펼치는 것은 교육권력의 좌파 독식과 무관하지 않을 터다. 최근 부산에서도 전교조 소속 고교 교사가 ‘조국 수사’를 비난하는 시험문제를 출제해 논란을 빚었다.

교사가 학생들 앞에서 정치색을 드러내고 편향된 사상을 강요하는 것은 겁박이나 다름없다. 좌우 어떤 정권이 집권하든 교실은 교사의 주관적 정치 신념을 주입하는 의식화의 장이 아니라 균형 잡힌 사고와 도덕의 가치를 가르치는 곳이어야 한다. 교육당국은 엄중한 조사를 토대로 학교에서의 정치편향 활동에 단호히 대처해야 한다. 제자를 정치적 목적 달성의 도구로 삼거나 교육 현장을 진영에 따른 이념교육으로 오염시키는 교사는 퇴출되어야 한다.
#인헌고#가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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