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核독점 이어 대남 타격용 재래식전력 증강에 혈안이 된 北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1월 2일 00시 00분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어제 “우리식 초대형 방사포의 기습적인 타격으로 적의 집단목표나 지정된 목표구역을 초강력으로 초토화할 수 있게 됐다”고 보도했다. 그제 초대형 방사포 2발 연속사격 시험 성공으로 완벽한 실전능력을 확보하게 됐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어제 국회에서 “북한이 개발하는 미사일은 우리 안보의 위중한 위협이 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북한은 5월부터 모두 12차례의 시험발사를 통해 이스칸데르급 미사일, 전술지대지미사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 다양한 타격무기를 개발하고 있다. 남한을 사정거리에 두고 파괴력과 정밀성을 크게 높인 신형 무기들이다. 북한은 타격 목표에 ‘집단’ ‘구역’을 거론하며 ‘초강력 초토화’ 능력을 내세우고 있다. 북한은 핵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완성한 ‘전략국가’를 자처한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재래식 파괴능력까지 키우는 것이다.

정 실장은 “우리도 북한보다 적지 않게 미사일 시험발사를 하고 있다. 양적으로 질적으로 우리 미사일 능력이 북한보다 우세하다”고 했다. 실제로 각종 미사일 능력은 물론이고 해·공군 전력을 보면 우리 재래식전력은 북한에 뒤지지 않는다. 하지만 북한은 재래식 격차까지 줄여가고 있다. 북핵 억지를 전적으로 미국에 의존하는 형편에서 상대적 우위에 있는 재래식전력마저 북한에 따라잡힌다면 우리 안보는 백척간두에 서게 된다.

북한은 문재인 대통령 모친상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조의문을 보낸 다음 날 도발을 감행했다. 2009년 5월에도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틀 뒤 조전을 보낸 후 곧바로 핵실험을 단행한 북한이다. 계획한 무력증강 일정은 그대로 강행할 뿐 배려나 거리낌이 없다. 이런 북한에 정부가 강조하는 ‘인내심’이란 대책 없는 무력감일 뿐이다. 그렇게 도발에 길들면서 커지는 위협을 감지하지 못하는 불감증은 재앙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북한 미사일#재래식전력#방사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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