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의 갈등이 정점에 달했습니다. 앞으로 심해질 가능성도 큽니다. 사회적 갈등의 경우에 정신분석의 경험을 옮겨 풀어본다면 이러합니다. 우선, 갈등의 정체를 최대한 객관적으로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인간이 가진 진보와 보수의 성향은 어디에나 섞여 있습니다. 한 사람의 성격 안에도 어떤 면에서는 진보적이고 다른 면에서는 보수적인 성향이 같이 살고 있습니다. 그러니 어느 한쪽을 없애버리려고 덤빈다면 저항과 싸움만 일으킵니다. 정신분석이 한때 주장했던 갈등 제거 목표처럼 낡아서 버리는 방법입니다. 갈등의 원천인 양 측면을 서로 알고 이해하려고 노력하면서 공존의 타협책을 찾아야 합니다. 정신분석의 자유연상처럼 역시 말은 쉬우나 실천은 어렵습니다. 하지만 지금 당면하고 있는 갈등의 매듭을 제대로 풀어낼 수 있다면 우리 자신들과 우리가 모여 사는 사회가 한층 더 높은 수준으로 발전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정도언 정신분석가·서울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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