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학생·군인 줄고 노인의료비만 급증… ‘발등의 불’ 저출산 고령화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1월 7일 00시 00분


한국의 노인 진료비가 지난해 30조 원을 돌파했다. 전체 건강보험 급여비도 크게 늘어 78조 원에 달했다. 노인 인구가 늘어난 데다 ‘문재인 케어’로 대표되는 건강보험 급여화 혜택으로 병원 이용자가 급증한 탓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어제 낸 ‘2018년 건강보험통계연보’에 따르면 전체 인구에서 13.9%를 차지하는 65세 이상 고령자들은 지난해 전체 진료비의 약 41%를 썼다. 노인 1인당 진료비는 456만 원으로 6년 만에 1.5배로 올랐고, 2030년이면 760만 원에 이를 것이라 한다. 한국의 고령화 속도는 세계에서도 유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빠르다. 이런 추세가 이어지면 조만간 건보재정 악화가 ‘발등의 불’이 될 수밖에 없다. 정부가 ‘문재인 케어’의 혜택만 강조할 것이 아니라 지속가능성에 유의하며 관리에 들어가야 하는 이유다.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감소 추세는 교육과 국방에도 경고음을 울리고 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어제 학령인구와 병역의무자 감소에 따른 대책을 담은 ‘절대인구 감소 충격 완화방안’을 내놓았다. 3년 내 군 상비병력을 현재의 58만 명에서 50만 명 선으로 줄이고 간부 여군 비중 확대, 귀화자 병역 의무화 등을 검토한다고 한다.

교원 수급 기준도 다시 짠다. 지난해 마련된 2030년까지의 초중학교 수급 계획에서 추가 축소가 불가피해 예비교사들의 반발이 우려된다. 이 같은 방안들은 범정부 인구정책 태스크포스(TF)가 9월 1차로 내놓은 65세 정년연장안 등에 이은 후속 조치로, 3차 조치로 이어질 예정이다.

저출산과 인구감소, 고령화는 서로 원인과 결과가 되면서 물고 물리는 관계를 형성한다. 각각의 현상에 맞춰 사회를 효율적으로 운용하기 위한 대책은 당연히 필요하다. 그럼에도 가장 근본적이고 바람직한 대책은 적극적인 출산장려로 국가 전체의 출산율을 올리고 생산가능인구를 늘리는 일이다. 청년들이 안심하고 2세를 낳아 기르고 싶어지는 사회라는 것이 정책 한두 개로 하루아침에 바뀌는 게 아니다 보니, 우리 사회의 고민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노인 의료비#저출산#고령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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