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미국에서는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연방대법관(86) 열풍이 한바탕 불고 지나갔습니다. 그 덕분에 우리나라에서도 긴즈버그 대법관에 대한 다큐멘터리 영화와 극영화가 개봉되기도 했었지요. 꼬장꼬장한 할머니 인상입니다만 실제로는 농담 잘하고, 수다스럽기도 하고, 무엇보다 엉뚱한 일면을 그린 소셜미디어 ‘밈’(일종의 동영상 짤)이 인기 폭발이었습니다.
올 8월 암 치료를 마치고 업무에 복귀했던 긴즈버그 대법관이 최근 또다시 자리를 비웠습니다. 장염이라고 합니다만 이미 4차례나 암을 겪은 만큼 몸이 많이 쇠약해진 상태로 보입니다.
△My hope is that it is as effective for the woman who works as a maid in a hotel as it is for Hollywood stars.
그의 전문 분야라고 한다면 차별, 불평등에 관한 이슈들입니다. 인종차별, 성차별에 대한 중요한 판결에 참여했고, 소수 의견도 많이 내놓았습니다. 그가 올여름 건강을 회복했을 때 대학 연설에서 한 말입니다.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운동의 미래에 대한 질문에 “내 희망이라면 ‘미투’가 할리우드 스타들뿐 아니라 호텔의 여성 청소부에게도 해당됐으면 하는 것이다.”
△“When I started, I looked like a survivor of Auschwitz. Now I’m up to 20 push-ups.”
긴즈버그 대법관은 작고 허약해 보입니다만 체력이 장난이 아닙니다. 1999년 첫 번째 암 선고를 받고 운동을 시작했으며 20년간 운동을 쉰 적이 없다고 합니다. 운동을 처음 시작했을 때는 아우슈비츠 수용소 생존자처럼 피골이 상접했지만 지금은 한번에 팔굽혀펴기(푸시업) 20개를 할 수 있다고 합니다. 훈련시킨 트레이너까지 덩달아 유명해졌는데요. ‘긴즈버그도 할 수 있는데 왜 당신은 못해’라는 제목의 책까지 내서 베스트셀러가 됐습니다.
△“In every good marriage, it helps sometimes to be a little deaf.”
결혼할 때 시어머니가 귀띔해준 결혼생활 어드바이스라고 합니다. “행복한 결혼생활을 하려면 어느 정도 귀가 먹어야 한다.” 긴즈버그 대법관은 결혼생활뿐만 아니라 직장에서도 들어서 도움이 안 되는 말은 가슴에 담아두지 않고 흘려보내면서 살았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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