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느낌’ 낙엽 꼭 치워야 하나[내 생각은/최영지]

늦가을이 되면 나무에서 무수히 떨어지는 낙엽으로 아파트 경비원이나 거리의 환경미화원들의 손길은 점차 바빠진다. 낙엽들이 수북이 쌓이면서 이들은 내심 일거리가 늘어 성가시거나 불만일 수도 있다. 쌓인 낙엽은 인근 주민에게도 걷거나 운전할 때 안전사고를 유발하는 위험 요소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이 낙엽을 꼭 치워야 하는지, 어느 순간만이라도 남겨 두었다가 한꺼번에 치우면 안 되는지 궁금증이 생긴다. 낙엽은 시간이 지나면 분해돼 나무의 자양분이 되고, 따뜻한 봄이 되면 초록빛 잎을 띠게 된다고 한다. 또 낙엽을 담아 가서 퇴비로 쓸 줄 알았는데 일부 낙엽 속에 중금속이 많이 들어 있어 썩지 않고 발효가 잘 되지 않아 소각이나 매립한다고 한다.

그렇다면 날마다 낙엽을 치우기보다는 쌓인 낙엽을 밟으며 마지막 가는 가을의 정취를 만끽하고 추억과 낭만을 즐기며 거리의 운치를 더해 주는 것도 방법일 듯하다. 그러다가 나중에 한꺼번에 치우는 방법도 있지 않을까. 삭막하고 복잡다단한 도시생활에서 단풍과 낙엽이라도 본다면 잠깐이나마 여유를 가지고 사색도 해볼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리라 본다. 물론 생활쓰레기는 매일 수거해야 하지만 낙엽은 조금 오래 두고 아이들과 걸어가며 사진도 찍고 추억을 남길 수 있도록 한다면 정서적 효과도 있을 것 같다.

최영지 대구 달서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