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이 28일 ‘젊은 피’를 대거 수혈하는 세대교체 인사를 실시했다. 1985년생이 상무로 승진하는 등 30대 여성 3명이 임원으로 깜짝 발탁됐다. 임원으로 신규 승진한 106명 가운데 45세 이하가 21명이다. 한진그룹과 현대백화점그룹도 29일 인사에서 젊은 임원들을 전면에 내세웠다. 연말까지 이어질 기업들의 인사에서는 계속해서 신세대들이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세계 경제 패러다임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기업들이 과거의 성공 방정식을 던져 버리고 참신한 방식으로 사업을 전개할 인재들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들이 선도하는 변화의 바람은 경제계에 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당장 내년 총선을 앞둔 정치권에서도 청년층의 참여가 더 많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한국 유권자 가운데 2030세대는 전체의 30%이지만 20대 국회의원 가운데 2030세대는 단 3명, 1%밖에 안 된다. 국회의원 평균 연령은 58세고 장관은 60세다. 해외에서는 30대 장관과 40대 총리가 드물지 않다.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회사들을 이끄는 창업가와 최고경영자들도 20, 30대가 많다. 인공지능, 자율주행차 등 신기술 신산업으로 세계 시장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적으로는 급속한 저출산 고령화로 저성장이 일상화되고, 주력 산업들은 중국 인도 등 후발 개발도상국들의 거센 추격을 받고 있다. 새로운 시각에서 세상을 바라보고 신선한 아이디어를 실천할 젊은 피가 사회 곳곳에 필요한 이유다.
한국의 청년들은 일자리 부족에 취업과 결혼, 출산 등을 포기한 3포 세대, N포 세대라는 자조를 할 만큼 좌절하고 있다. 그러나 디지털 이주민인 기성세대는 디지털 원주민인 젊은 세대의 능력을 따라갈 수 없다. 경제 사회 정치 등 각 분야에서 청년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줌으로써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 기업들에서 부는 세대교체 바람이 우리 사회 전체에 퍼져 변화와 혁신을 일으키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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