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회와 경제의 중심인 40대에게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40대는 경험과 추진력을 갖춰 직장에서 주축으로 일할 나이고, 가정에서는 한창 학교 다니는 자녀들을 키울 시기다. 그러나 유독 한국에서 40대는 일자리를 잃거나, 회사를 다니더라도 위아래에 짓눌려 자기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낀 세대’가 되고 있다.
일자리 시장에서 40대의 처지는 참담하다. 10월 전체 고용률은 61.7%로 23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20대부터 60, 70대까지 모두 고용률이 늘었지만 40대만 취업자 수가 43만6000명이 줄면서 고용률도 하락했다. 40대 취업자 수는 2015년부터 만 4년 동안 내리 줄고 있다. 제조업 불황으로 폐업과 구조조정이 늘면서 40대가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1970∼1979년생인 40대는 최근의 경제난을 온몸으로 겪은 세대다. 직장을 한창 구할 나이인 20대에 외환위기가 닥쳐 취업문이 좁아졌고 가정을 이룰 30대에는 글로벌 금융위기에 맞닥뜨렸다. 최근 조선업과 해운업, 자동차업계 구조조정으로 실직으로 내몰린 세대도 주로 40대다.
40대의 위기는 당사자뿐 아니라 전체 사회 경제에 문제를 일으킨다. 생산성이 가장 높은 40대가 일터에서 밀려나면 중장기적으로 산업 전반의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 자녀들이 한창 자라나고 씀씀이도 활발한 40대가 경제적으로 무력해지면 가정이 타격을 받을 뿐 아니라 사회 전체의 소비가 줄어 성장률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정부와 사회의 인식은 아직 안이하기만 하다. 일자리 지원 정책은 청년층과 60대 이상 고령층에만 몰려 있고 40대에 대한 지원은 크게 미흡하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청년층의 정치 참여 목소리나 고령층을 향한 공약은 쏟아지고 있지만 40대는 여기서도 홀대받는다. 이제라도 40대의 일자리를 늘리기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정부와 민간이 함께 40대의 재취업을 위한 상담 서비스를 늘리고 제조업 활성화 방안 등 장단기 패키지 대책이 나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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