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세세한 부분들은 ‘당연한 나의 일’이 돼버리면 잘 보이지 않기 시작한다. 예능의 사례를 길게 든 것은 내가 초보이기에 더 생생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무언가를 잘한다는 것이 어떤 걸 의미하는지 가만히 들여다보면 나는 과연 무엇을 잘하는지 생각하게 된다. 하나의 기준에서만 보면 우리는 모두 부족할지언정 어느 하나 또는 그 이상을 남들과 다르게 해내고 있을 것이다. 내 생각엔 아주 하찮은 부분이 ‘나만의 무기’일 수도 있다는 말이다. 시댁 어른들이 명절날 가져간 ‘엄마표’ 육전을 보며 “계란 지짐이를 이렇게 말끔하고 튀어나온 부분 없이 곱게 만들다니!”라고 말해주기 전까지 내 눈에 모든 전은 그저 ‘전’일 뿐이었다. 이 말을 전하니 엄마는 머쓱해하며 “그게 뭐 대단한가”라며 배시시 웃는다. 우리는 저마다 다르게 반짝인다.
김이나 객원논설위원·작사가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