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 큰 키는 나를 압도했다[정미경의 이런영어 저런미국]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2월 9일 03시 00분


정미경 국제부 전문기자 前워싱턴 특파원
정미경 국제부 전문기자 前워싱턴 특파원
힐러리 클린턴과 미셸 오바마는 전 미국 퍼스트레이디면서 확고한 리더십을 가진 여성들입니다. 현재 퍼스트레이디는 어떨까요.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는 패셔니스타인 것은 알겠는데 리더십과는 거리가 멀어 보입니다.

CNN의 백악관 퍼스트레이디 담당 기자 케이트 베넷이 쓴 멜라니아 비공식 전기 ‘멜라니아를 풀어줘(Free Melania)’가 최근 미국에서 출간됐습니다. 특히 재미있는 부분은 멜라니아 여사와 마이크 펜스 부통령의 부인 캐런 여사의 관계입니다.

△Mrs Trump towered almost comically over the Second Lady, who was in flats.

캐런 여사는 목사 집안의 딸로 교사 출신입니다. 속옷 모델 출신으로 화려함을 달고 다니는 멜라니아 여사와는 차이가 있습니다. 또 다른 것은 키 차이입니다. 멜라니아 여사는 5피트 11인치(약 180cm) 키에 5인치(약 13cm) 하이힐을 선호합니다. 반면 캐런 여사는 ‘키작녀’에 플랫슈즈(굽이 없는 납작구두)를 즐겨 신습니다. 베넷 기자는 “멜라니아 여사는 플랫슈즈를 신은 세컨드레이디(캐런 여사)를 거의 우스울 정도로 압도했다”고 말합니다. 사실 멜라니아 여사는 백악관에서 외부 인사들을 접견할 때 상대방이 키가 작으면 자신도 낮은 굽을 신습니다. 유독 캐런 여사와 함께 등장할 때는 킬힐을 고집하는 그녀. 쓸데없는 경쟁의식의 발동입니다.

△“Someone who looked a lot like Karen Pence moved from the section ahead of ours, and headed toward the back lavatory.”

에어포스원 내부를 보면 맨 앞쪽에 대통령이 머무는 독실 형태의 방이 있고, 두 번째 칸은 보좌관, 세 번째 칸은 수행기자들이 탑니다. 2017년 지방 방문을 위해 멜라니아 여사와 캐런 여사가 에어포스원에 탑니다. 그런데 세 번째 칸에 있던 베넷 기자가 보니 캐런 여사가 두 번째 칸에서 일어나 뒤쪽 화장실에 갔다는 겁니다. 세컨드레이디가 보좌관급은 아니지 않습니까. 에어포스원에서 대통령은 부통령을 자신의 방으로 초대해 함께 머무는 것이 관례입니다. 멜라니아 여사가 초대하지 않았는지, 초대했는데 캐런 여사가 거절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이 둘의 관계가 ‘frosty(싸늘)’한 것은 확실합니다.

정미경 국제부 전문기자 前워싱턴 특파원
#퍼스트레이디#힐러리 클린턴#미셸 오바마#멜라니아 트펌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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