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찌를 바꾼 리더[내가 만난 名문장]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2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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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수정 KT 부사장
신수정 KT 부사장
“나쁜 팀은 없다. 나쁜 리더가 있을 뿐이다.” ―조코 윌링크, ‘네이비씰 승리의 기술’ 중

네이비실은 1962년 창설한 미국 해군 특수전 부대다. 네이비실 대원이 되기 위해서는 18∼24개월의 훈련을 성공적으로 이행해야 한다. 미국 해군 내 가장 뛰어난 요원들이 참여함에도 불구하고 70∼80%가 중도에 포기할 만큼 혹독한 훈련으로 유명하다. 최종 40여 명을 선발한 필자인 교관은 7명을 한 팀으로 묶어 팀마다 고무보트 한 척씩을 배정한다. 이 보트의 무게는 100kg이 넘는다. 이들은 이 보트를 머리에 이고 백사장을 몇 km씩 달리고, 바다 위에서는 노를 젓는다. 교관은 경주를 시켜 각 조의 순위를 매겼다. 그런데, 흥미로운 현상이 발견됐다. 여섯 조 중 2조는 거의 모든 경주에서 승리했다. 팀워크가 완벽했다. 반면 6조는 거의 매번 꼴찌였고, 팀원들은 서로 비난하고 분노했다.

교관은 2조와 6조의 리더만 바꾸어 보았다.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꼴등이었던 6조가 새 경주에서 1등을 한 것이다. 교관조차도 믿을 수가 없었다. 그런데 여기서 또 다른 흥미로운 점이 나타났다. 그것은 1등을 했던 2조가 2등에 오르며 여전한 실력을 보인 것이다. 6조에서 바뀐 것은 리더 1명이었다. 그는 구성원들을 비난하지 않았고, 운이 나빴다고도 하지 않았다. 그 대신 구성원들이 낮은 수준에 머물고 타협하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높은 기준을 제시하고 구성원들을 하나로 모았다. 승리를 믿게 만들었다.

그런데, 2조는 그저 그런 리더를 받고도 어떻게 2등을 할 수 있었는가. 그 팀은 이미 이전 리더를 통해 팀워크가 잘 다져져 있었던 것이다. 훌륭한 리더는 어느 조직을 맡아도 팀을 변화시키고 승리하게 한다. 설령 그가 떠난다고 할지라도 그의 영향은 구성원들에게 새겨진다. 나쁜 팀은 없다. 나쁜 리더가 있을 뿐이다.

신수정 KT 부사장
#네이비실#나쁜 리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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