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체류 중인 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의원이 귀국해 정계에 복귀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안 전 의원은 어제 페이스북에 “이제 돌아가서 어떻게 정치를 바꿔야 할지, 어떻게 대한민국이 미래로 가야 하는지 상의드리겠다”고 썼다. 2018년 지방선거 패배 이후 독일과 미국에서 머문 지 1년 4개월 만이다.
안 전 의원은 그동안 바른미래당의 극심한 내부 갈등 속에서 여러 차례 귀국을 종용받았지만 응하지 않았다. 그런 그가 4·15총선을 100여 일 앞둔 새해 벽두에 정계 복귀를 선언했다. 절묘한 타이밍이다. 당장 그의 복귀는 총선을 앞둔 정치권의 이합집산, 특히 야권 개편에 적지 않은 변수가 될 것이다. 한쪽에선 반문(반문재인) 대통합에, 다른 쪽에선 중도 제3지대에 그의 역할을 기대한다. 하지만 정치권 재편의 혼란을 틈타 깜짝 흥행을 노리는 기회주의적 행보 아니냐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안 전 의원은 2012년 미래와 정치개혁을 내걸고 정계에 입문해 ‘안철수 현상’이란 신드롬을 만들어냈다. 그러나 두 차례 대선 도전과 정당 창당, 합당 등을 거치며 오락가락 행보로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극단적 양당정치를 비판하며 중도의 길을 내세웠지만 극한 대결의 정치는 아직 여전하다.
안 전 의원은 다시 ‘미래’를 들었다. “이념에 찌든 기득권 정치세력이 사생결단해 싸우는 동안 우리 미래 세대는 착취당하고 볼모로 잡혀 있다”고 했다. 하지만 미래는 그의 전유물이 아니다. 그가 말하는 미래도 모호하기 짝이 없다. 이번에도 분명한 정체성과 구체적 프로그램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그저 잊혀지지 않으려 안달복달하는 뭇 정치인과 다를 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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