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3일 자동차 수출 전진기지인 평택항을 방문해 “2030년 세계 4대 수출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10년을 시작한다”고 선언했다. 전날에는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재계 신년회에 참석해 “신기술 신사업의 진입과 장벽을 가로막는 기득권의 규제를 더욱 과감하게 혁신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통령이 대기업 총수, 중소기업 대표, 벤처 대표들이 모두 모인 자리 참석과 산업현장 방문으로 새해를 시작한 것은 경제 활력을 위해 적극적으로 혁신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주요 대기업 총수들도 신년 메시지로 혁신과 변화를 강조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잘못된 관행과 사고는 과감히 폐기하고 새로운 미래를 개척하자”고 강조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은 “올해를 미래시장 리더십 확보 원년으로 삼겠다”며 공격적 투자 계획을 밝혔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행복 경영과 딥체인지(근본적 변화)를 추구하자”고 강조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도 “앉아서 검토만 하기보다는 일단 도전하고 시도해야 한다”며 각오를 다졌다.
이처럼 신년 초에 대통령과 재계 리더들이 밝힌 혁신에의 강한 의지를 갈수록 활력이 떨어지는 민간경제를 반전시킬 동력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작년 같은 ‘말 따로 행동 따로’를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 대통령과 정부는 작년 초 “변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규제는 반드시 혁파하겠다” “신산업에서 규제 때문에 제대로 되는 일이 없다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하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기업들의 애타는 호소에도 불구하고 기득권의 눈치를 보느라 정부는 약속을 헛구호로 만들고 일관되게 친노동·반시장 기조를 이어갔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결국 작년 한국 경제는 참담한 수준의 성적표를 냈다. 경제위기 때를 제외하고는 최악의 성장률을 기록했고, 수출도 2009년 이후 10년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 두 자릿수였다.
올해 경제는 작년보다는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과 기대도 있다. 미중 무역도 타협의 실마리가 보이고 한일 경제 갈등도 완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본격적인 경제 활력 회복을 위해서는 민간의 혁신 노력만으로는 부족하다. 정부와 정치권은 무엇보다 혁신의 판단 기준은 국민 전체 이익이지 기득권 보호가 아니라는 점을 명심하고 올해는 국민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성과를 보여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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