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세계 최초로 ‘자동 차로유지 기능’이 적용된 자율주행차량의 출시를 허용했다. 올 하반기부터 운전자가 운전대를 잡지 않아도 차량 스스로 움직이는 높은 단계의 자율주행차를 국내 도로에서 볼 수 있다. 정부가 4차 산업혁명과 혁신성장을 강조하면서 매우 과감한 결정을 내렸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신기술에 대한 강한 선호도 고려했을 것이다.
자율주행에 대한 관심 수준을 알아보기 위해 온라인에서 ‘자율주행’ 단어를 얼마나 검색하는지 살펴보았다.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고, 상승폭도 상당히 가파르다. 공상과학이 아니라 실현이 임박한 사안으로 인식하고 기대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성큼 다가와 있는 자율주행에 대해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온라인에서 연관어들을 살펴보았다. 당연히 자동차가 가장 상위에 꼽혔다. 뒤이어 기술, 미래, 로봇, 인공지능(AI), 산업혁명, 스마트, 사물인터넷, 스마트시티, 빅데이터, 블록체인 등 최근 기술 변화와 관련한 주요한 쟁점들이 자율주행과 관련해 대부분 거론되고 있다. 사실상 자율주행이 4차 산업혁명의 상징적 기술이 된 셈이다. 다양한 분야에서 소소한 인공지능의 적용이 있었지만 자율주행처럼 그간의 상식을 뛰어넘은 경우는 별로 없었다.
그 외에 산업, 투자, 시장, 사업, 주식 등도 높은데 산업적 측면에서 주목도를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배송, 버스, 택시, 공유 등도 많이 거론되는데 자율주행차가 보편화되면 물류와 교통은 지금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양상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과 연결되어 있다. 안전도 상위에 올라 있다. 사고, 제어, 문제, 테스트 등은 아무리 인공지능이 적용된다 하더라도 안전과 관련한 이슈를 완전히 해결할 수 없다는 우려로 이어진다.
실제 자율주행차에 대한 인식은 어떨까. 서울시민들을 대상으로 자율주행차가 나오면 도심권으로 이동할 때 어떻게 할지 물었다. 자율주행차로 전환하겠다는 응답이 68.3%였다. 승용차 이용 여부에 따라 차이가 있었다. 대중교통 이용자는 58.2%, 승용차 이용자는 무려 83.7%가 전환 의향을 내비쳤다. 운전자들이 자율주행 기능의 효과를 더 높게 인식하기 때문일 것이다. 자율주행차의 효용은 단지 운전에만 국한하지 않는다. 도심 주차 문제에도 해결 단서를 줄 수 있다. 위의 연구에는 주차 행태에 대한 전망도 들어 있는데, 주차비가 비싸고 공간을 찾기 힘든 도심보다는 도심 근교 주차장으로 보내겠다는 응답이 65%를 상회했고, 아예 집으로 차량을 돌려보내겠다는 응답도 10%가량 되었다.
고령자와 장애인의 이동권 확보를 가능하게 해준다는 사회적 가치도 지닌 자율주행이라는 혁신기술 도입 및 확산을 위해 정부가 선도적으로 제도적 정비를 한 것은 잘한 일이다. 다만 사고 발생 시 책임 소재의 문제, 선택 상황에서의 윤리 문제 등이 존재하고, AI 도입으로 인한 일자리 소멸 문제와도 직결되는데, 충분한 사회적 논의가 병행되지 못하고 있는 점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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