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결정 못 했어[정미경의 이런 영어 저런 미국]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2월 3일 03시 00분


미국 대선 시즌의 스타트를 끊는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당원들이 모임을 갖고 자신의 지지 후보에 대해 토론하고 있다. 사진 출처 NPR 웹사이트
미국 대선 시즌의 스타트를 끊는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당원들이 모임을 갖고 자신의 지지 후보에 대해 토론하고 있다. 사진 출처 NPR 웹사이트

정미경 국제부 전문기자 前워싱턴 특파원
정미경 국제부 전문기자 前워싱턴 특파원
“벌써 아이오와 코커스?”

이런 생각이 듭니다. 확실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시대에는 시간이 빨리 가는 듯합니다. 러시아 스캔들, 탄핵 공방 등 대형 사건 2, 3개를 겪으니 어느새 대선 시즌이 돌아왔습니다.

3일(미국 시간) 열리는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는 저도 과거에 취재해본 적이 있습니다. 아이오와의 넓은 옥수수 밭을 배경으로 주민들이 똘똘 뭉쳐 선거를 축제처럼 즐기는 모습이었습니다.

△“I‘m really up in the air.”

아이오와 유력지 디모인레지스터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40%에 가까운 유권자들이 민주당 후보 중 누구에게 표를 던질지 결정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주의 별명인 ‘호크아이(매의 눈)’처럼 아이오와 사람들은 예리하고 의심이 많기 때문에 특정 후보에게 막 몰리지 않는다고 합니다. 최근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아이오와 유권자들이 잘 하는 말은 “나는 저기 하늘 위에 있어”입니다. 하늘 높은 곳에 있기 때문에 아래 인간 세계에서 무슨 일이 일어날지는 모른다는 겁니다. 즉 “나는 아직 결정 못 했어”입니다.

△“I’m just taking one day at a time.”

트럼프 대통령 탄핵심리에 출석해야 하는 상원의원 후보들은 코커스 당일 매우 바쁩니다. 버니 샌더스 후보는 심리가 끝나자마자 아이오와로 날아갈 것이라고 합니다. 에이미 클로버샤 후보는 뉴욕타임스의 지지 선언으로 막판에 모멘텀을 얻기는 했지만 매일 아이오와를 오가는 게 쉽지 않다고 합니다. 그녀는 “나는 한번에 하루만 생각한다”고 합니다. 복잡한 상황에 처했을 때 먼 계획을 세우지 않고 오늘 하루만을 충실히 산다는 뜻입니다.

△There are three tickets out of Iowa.

‘아이오와에는 3개의 티켓이 있다.’ 기억해둘 만한 정치 격언입니다. 미 대선 경선에서 가장 먼저 열리는 아이오와 코커스의 목적은 뭘까요. 여기서 대선 후보가 정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목적은 바로 3명의 유력 후보를 추려주는 것입니다. 이 3명에 들기 위해 지금 민주당 후보들이 머리 싸매고 대결하는 것이지요.

정미경 국제부 전문기자 前워싱턴 특파원


#미국 대선#아이오와#여론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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