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가 4일부터 국내 공장 가동을 순차적으로 중단하기 시작해 11일까지는 전 차종의 생산라인이 멈출 것으로 보인다. 쌍용차는 이미 평택공장 생산라인을 세웠고 르노삼성과 한국GM도 가동 중단을 검토하고 있다. 자동차 부품 가운데 하나인 ‘와이어링 하니스’를 제조하는 중국 내 공장이 일제히 문을 닫았고 현재로선 재가동 시기를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완성차 업체 가동 중단의 여파는 관련 부품업계로 번지고 있다. 현대모비스가 일단 11일까지 생산라인을 멈추고 금호타이어 광주 평택 곡성 공장이 주말까지 문을 닫는다. ‘중국산 부품 공급 중단→국내 완성차 업체 가동 중단→국내 부품회사 생산 중단’으로 연쇄 타격이 일어나는 것이다.
현대차만 3만 대 안팎의 생산 차질을 빚을 것으로 추산되는 가운데 더 심각한 문제는 자금력이 부족한 영세업체들이다. 그렇지 않아도 지방 자동차 부품업체들은 최근 몇 년 새 극심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데 엎친 데 덮친 격이다.
이런 특수한 상황에 대비해 생산비가 낮은 중국 대신에 국내 생산을 늘려야 한다거나 수입처를 다른 제3국으로 늘려 다변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비현실적인 주문이다. 글로벌 공급망 최적화는 어디까지나 해당 기업이 판단할 일이다. 중국산 부품을 가장 많이 사용하는 미국과 일본 완성차 업체들도 이번 사태로 생산 차질을 우려하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관련 업체들은 현재로선 별 뾰족한 대책이 없는 실정이다. 정부는 우선 관련 부품업체의 생산 확대를 위해 특별 연장근로 인가를 해주는 것은 물론이고 사태 장기화에도 대비해야 한다. 무엇보다 일시적인 생산 차질 및 자금 문제로 관련 영세업체들이 급작스러운 경영난에 몰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 현대차가 어제 협력 부품업체를 대상으로 1조 원의 자금 지원을 하겠다고 밝혔다. 자동차 산업이 지역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감안해 정부와 은행 등도 영세업체에 대한 금융 지원 방안을 함께 강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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