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예측하기 정말 어렵다. 뭔가 어디서 어떻게 터질지 모른다. 두 달 전으로 거슬러 가면 연말연시와 신년, 새 각오와 출발, 그리고 한 달 전에는 설날 등 행사로 우리는 즐겁고 바빴다. 그러나 갑자기 나타난 불청객 ‘코로나19’ 소식을 처음 들었을 때 영화 같았고 나와 거리가 먼 이야기인 줄 알았다. 하지만 최근 며칠 동안 중국 다음으로 한국에서 많은 사람들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 처음 몇 사례가 발견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환자 퇴원 소식을 들었을 때 ‘한국은 의료선진국이다’ 싶었다. 이때만 해도 한국 의료진은 물론 한국 정부 역시 코로나19에 대한 심각성을 느끼지 못한 것이 아니었을까 생각했다.
필자의 고향 몽골은 코로나19를 처음 발견한 당시부터 사태를 심각하게 받아들였다. 어린이집부터 대학까지 휴교령을 내린 지 벌써 한 달이다. 또한 몽골은 중국과 국경을 맞댄 나라인 만큼 왕래가 많다. 무역 거래 규모도 꽤 크다 보니 몽골이 국경을 막는다는 것은 경제적 손실이 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몽골 당국은 이번 달 초부터 중국인 입국을 전면 금지하는 것은 물론 중국을 오가는 여객기 운항도 중단했다.
이뿐만 아니라 24일부터 시작된 몽골의 최대 명절인 설 행사는 몽골 대통령 명령에 따라 취소됐다. 몽골 당국은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최근 한국에서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급속도로 늘어 몽골 당국은 인천∼울란바토르 노선 운항을 3월 11일까지 중단하기로 했다.
내 생각으론, 몽골 보건당국이 적극적인 예방조치를 한 덕에 지금까지 코로나19 감염 확진자가 없는 것 같다. 그러나 앞으로 상황이 어떻게 될지 모르기 때문에 안심할 수 없다. 특히 몽골은 중국의 옆 나라이기에 더 조심해야 한다. 지금 몽골에서는 마스크를 안 낀 사람은 마트나 슈퍼를 이용하기 어려울 정도다.
몽골에서 며칠 지내면서 필자가 제일 놀란 것은 어린아이부터 어른까지 모두가 마스크를 한 명도 빼놓지 않고 자발적으로 쓰고 있다는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모든 국민이 최대 명절인 설에 친척집이나 가까운 사람 집에도 가지 않고 법규를 잘 지키고 있다. 설 황금 휴일임에도 울란바토르 시내 거리 또한 조용했다. 독자들에게 말씀드리자면, 몽골의 설과 한국 설은 차원이 다르다. 몽골의 설 명절에는 적게는 수십 명, 많게는 100∼200명 이상을 몇 주 안에 만나 안부를 묻고 맛있는 음식을 나눠 먹는 풍습이 있다.
한국에서 체류하고 있는 외국인들은 걱정이 많다. 내 친구들 중에는 다양한 형태의 외국인들이 있다. 대학생들은 방학 기간을 이용해 아르바이트를 하는 사람이 많으며 남성들은 이삿짐센터에서 일하고, 여성들은 식당에서 서빙 아르바이트를 한다. 그들은 대부분 사람을 상대로 지속적으로 일을 한다. 그러다 보니 감염 우려도 크다. 어제 한 친구한테 연락이 왔다. 그가 이삿짐을 나르고 있는데 아파트 옆 동에서 감염자가 나온 것을 알고는 무서웠다고 한다. 친구는 “육체적으로 힘든 노동을 하다 보니 땀이 저절로 나기도 하고 먼지도 눈에 자주 들어온다. 그러다 보니 눈, 코를 안 비비고 싶지만 어쩔 수 없이 비비게 된다”고 했다.
한국에서 코로나19 감염자가 급격하게 늘어나는 소식에 국내 거주 외국인들은 ‘타국에서 생을 마감하는 게 아니냐’ 하는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 외국인이 코로나19에 감염돼 사망한 첫 사례가 등장하면서 고향에 돌아가고 싶어 하는 친구들도 많아졌다. 그러나 현재 한국의 코로나19 확산으로 입국을 금지하는 나라들이 늘고 있다. 지하철이나 버스,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곳에서 한 명이 기침이나 재채기를 하면 주변에서 자리를 피하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특히 최근 감염자들이 늘고 있는데 일부 사람들이 마스크를 잘 안 하고 다니는 것을 보면 안타깝기도 하다. 이 병의 확산을 막기 위해 모든 사람이 함께 노력할 때다. 독자 여러분을 포함한 모든 사람들이 부디 건강하게 무서운 질병을 이겨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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