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열성적인 자본주의자야[정미경의 이런 영어 저런 미국]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3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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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이 1일 주요 방송사 프라임 시간대에 방송 시간을 사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대한 대국민 연설을 했다. 사진 출처 CBS방송 웹사이트
마이크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이 1일 주요 방송사 프라임 시간대에 방송 시간을 사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대한 대국민 연설을 했다. 사진 출처 CBS방송 웹사이트
정미경 국제부 전문기자·前워싱턴 특파원
정미경 국제부 전문기자·前워싱턴 특파원
“뉴욕이 당신의 오물 구덩이가 되어드리겠습니다.” 1980년대 초 유엔이 미국 뉴욕본부를 떠나려고 하자 에드워드 코치 당시 뉴욕시장은 이런 농담을 던졌습니다. 유엔 회원국들이 정치적 쓰레기를 버릴 수 있는 오물 구덩이가 되어 줄 테니 뉴욕을 떠나지 말라는 겁니다,

자신이 다스리는 도시를 오물 구덩이라고 말하는 시장. 역사적으로 뉴욕시장은 배짱과 화려한 입담이 필요한 자리입니다. 반면 지난해 11월 대권 도전을 선언한 마이크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은 표현력도, 입담도 부실합니다. 그런 그가 뭘 믿고 대통령이 되겠다고 나섰는지 궁금합니다.

△‘Who said it’ Game: Mike Bloomberg or Donald Trump?


블룸버그 전 시장은 “나의 단 하나의 목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타도”라고 말합니다. 그런데 엄밀히 말해 이들은 원수가 아니라 친구 같습니다. 뉴욕 출신의 억만장자, 여성 및 소수인종 차별, 심지어 유치찬란하게 돈 자랑하는 것도 비슷합니다. 요즘 미국에서는 ‘누가 말했게’ 게임이 유행이라고 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말인 줄 알았는데 블룸버그 전 시장의 말인 경우가 많다고 하죠.

△“Redemption in politics is an acceptable thing, but you have to earn it.”

블룸버그 전 시장의 아킬레스건은 뉴욕시장 시절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억압하는 정책을 다수 내놓았다는 겁니다. 그는 대선 도전을 선언하면서 “당시 정책 중에 잘못된 것들이 있었다”고 인정했습니다. 그러자 뉴욕 정치의 떠오르는 신성인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AOC) 연방 하원의원은 “정치에서 반성과 참회는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그 반성은 얻어야(earn) 한다”고 조건을 답니다. 오랜 시간에 걸쳐 말과 행동으로 반성의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죠.

△“I normally votes Democrat, but I‘m not a card-carrying Democrat.”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은 블룸버그 전 시장에게 표를 던지겠다고 합니다. 자신은 대개 민주당 후보에게 투표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자신은 ‘card-carrying’ 민주당원은 아니라고 합니다. ‘카드’는 정치조직의 회원으로 등록하면 발급되는 카드를 말합니다. ‘열성적인’ ‘골수적인’이라는 뜻입니다. “나는 민주당 후보들에 투표하지만 열성파 민주당원은 아니다”라는 것이죠.

정미경 국제부 전문기자·前워싱턴 특파원
#누가 말했게#마이크 블룸버그#워런 버핏#열성파 민주당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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