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어에서 ‘여행’ ‘항공권’ 사라졌다[윤희웅의 SNS 민심]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여론분석센터장

해결 기미가 보이지 않자 사람들의 불안감도 높아지고 있다. 전쟁 위험성이 높아졌을 때의 물품 구매 패턴도 나타났다. 온라인 쇼핑 관련 검색 흐름을 보면 가공식품이나 의료품에 대한 검색률이 수직상승했다. 상황에 따라 생필품 구매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생각에 미리 대량 구매하는 경향을 보이는 것이다. 편의점의 텅텅 비어 있는 매대 사진이 온라인에서 확산되면서 이런 불안심리로 인한 현상을 부추긴 측면도 있다.

반면 여행과 항공권은 아예 검색조차 하지 않는다. 해외여행을 가기 위해서는 사람들이 많은 공항을 거쳐야 하고, 밀폐된 비행기 안에 장시간 있어야 하는데 동승객 중 코로나19 감염자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할 것이다. 또한 스스로 감염을 방어할 수 없는 낯선 곳 자체를 꺼리는 기류도 있다.

불안감이 높을수록 사람들은 새로운 정보를 찾는다. 1차적으로는 미디어를 통해 코로나19 정보를 얻고, 관점도 만들어진다. 중앙일간지 11곳의 지난주 코로나19 관련 기사들을 모아 연관어를 살펴봤다. ‘확진자’(확진 판정)가 가장 많았고, ‘사망자’도 상당히 많은 편이었다. 각 지역의 확진자 및 사망자 발생 소식을 우리 언론들이 그때그때 적극적으로 기사화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국내 지역명 노출은 대구, 경북, 부산, 울산 등이 많았다. 국외는 중국, 이란이 많았다. 한편 ‘신천지’가 상위에 올라 있다. 대규모 감염 전파가 신천지 신도로부터 발생했고, 추가 확산 방지를 위한 조치에 신천지 교단이 소극적이라는 소식이 보도를 탔다. 또 신규 확진자의 상당수가 신천지 신도이고, 신천지가 코로나 진원지인 중국 우한에 지교회를 두고 있다는 보도도 이어졌다.

의료진도 많이 나온다. 밤낮 가리지 않고 고생하는 의료진의 모습을 보도하는 것도 있었고, 사명감을 갖고 대규모 확진자가 발생해 일손이 모자라는 대구로 발걸음을 옮기는 의사들을 소개하는 기사도 많았다. 그 외에 재택근무가 보인다. 직원 감염을 우려한 기업들이 재택근무를 권장하는 분위기를 전하고 있다. 또 팬데믹(대유행), 장기화 그리고 CDC(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도 최근 기사에 많이 나왔다. CDC에서 세계적 대유행을 의미하는 팬데믹을 언급하면서 언급량이 많았다. 코로나19 감염 우려에 대해 ‘매우 걱정된다’는 응답이 45.8%로 절반에 육박했다. 단순 걱정까지 합하면 80%에 가까워진다. 이 정도면 많은 사람이 자기가 직면한 일로 인식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다만 정치적 성향에 따라 받아들이는 위험 인식이 다르다는 점은 특이하다. ‘매우 위험하다’는 응답이 보수에서는 62%, 진보에서는 29%로 격차가 크다. 정치적 성향에 따라 코로나19 사태도 다르게 보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코로나19 사태가 일정 부분 정치화하고 있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속히 종식시켜야 할 전염병을 두고, 정치적 유불리의 공방이 격해질까 걱정이다.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여론분석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