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비례위성정당 참여를 본격적으로 검토하고 나섰다. 자체적인 비례위성정당 창당 대신 친여 성향의 진보 진영 시민단체들이 추진하는 비례대표용 연합정당 정치개혁연합(가칭)의 참여 제안을 활용하는 방식이다. 정치개혁연합이 어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창당준비위원회 신고서를 제출한 것을 계기로 민주당 내부 논의도 탄력을 받는 모습이다.
민주당은 범여권 정당들이 각자 비례대표 후보를 선출한 뒤 이른바 플랫폼 정당인 정치개혁연합에 파견했다가 당선되면 원래 정당으로 복귀하는 방식에 비중을 두고 있다고 한다. 민주당 친문 세력은 정치개혁연합 참여가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 불가피한 것이라며 비례위성정당 직접 창당과의 차별성을 강조하고 있다. 미래한국당 같은 위성정당 창당과는 다르다고 애써 강변하는 것이다.
하지만 민주당이 비례위성정당을 창당하든 참여하든 둘 다 민주당이 ‘4+1’이라는 무리수까지 둬가며 강행한 선거법 개정의 취지를 스스로 짓밟는 ‘꼼수’라는 비판을 면키 어렵다. 민주당은 군소정당의 사표(死票) 방지와 다당제 확립을 명분으로 선거법을 개정하며 ‘대의를 위한 희생’을 강조했다. 거대 여당이 손해를 보더라도 국민이 원하는 정치 개혁을 하자고 했고, 이런 맥락에서 미래통합당의 비례위성정당 창당을 비난해왔다. 그랬던 민주당이 선거를 40여 일 앞두고 친여 단체들의 제안을 받아들이는 형식으로 비례위성정당에 참여하겠다는 것이니 ‘눈 가리고 아웅’이 아닐 수 없다.
민주당의 행보는 제1야당을 배제한 ‘4+1’협의체가 밀실에서 만든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담은 선거법 개정 야합을 할 때부터 씨앗이 뿌려진 일이다. 그런데도 미래한국당을 ‘위장정당’이라고 비난하며 고발까지 했던 것을 생각해보면 이보다 심한 자기모순이 있을 수 없다. 제1당을 놓치면 안 된다는 표 계산만 하면서 선거법 개정의 의미를 스스로 훼손하는 셈이다. 이래선 책임 있는 집권 여당이라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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