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로 21대 국회의원 총선이 40일 앞으로 다가왔다. 여야가 막바지 총선 후보 공천에 돌입했지만 정작 후보들이 뛰어야 할 선거구는 아직까지 정해지지 않았다. 게다가 범여권 비례정당 창당 논의가 급부상하는 등 총선 구도가 여전히 안갯속인 상황이다. 이런 와중에 박근혜 전 대통령의 옥중 메시지가 그제 공개되면서 정치권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박 전 대통령은 야권을 향해 “서로 차이가 있을 수 있고, 메우기 힘든 간극도 있겠다”면서도 “기존 거대 야당 중심으로 태극기를 들었던 모두가 힘을 하나로 합쳐주실 것을 호소한다”고 말했다. 특히 과거 탄핵에 찬성한 야권 인사들과의 통합에 대해서 “보수 외연을 넓히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인정했다. 탄핵 찬반으로 촉발된 야권의 사분오열을 끝내고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을 중심으로 한 반문(反文) 연대에 힘을 실어야 한다는 뜻을 강조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일부 친박 인사들이 통합당에 통합을 위한 공천 지분을 요구한 것은 박 전 대통령의 뜻을 ‘제 논에 물 대기’식으로 해석한 것이다. 유승민계가 주축인 새로운보수당은 통합당과 통합할 때 공천 지분을 포기했다. 국민의당에서 이탈한 안철수계도 별도의 공천 지분을 요구하지 않았다. 공천 지분을 챙기려는 친박 인사들의 당 대 당 통합 요구는 실현 가능성도 없을뿐더러 야권 통합의 대의보다 우선할 수 없다.
박 전 대통령의 메시지에 대해 재판 중인 전직 대통령의 ‘옥중 선거개입’ 논란과 더불어 시기적으로 부적절하다는 비판도 없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박 전 대통령의 메시지가 공천 지분을 둘러싼 진흙탕 싸움으로 번진다면 ‘도로 박근혜당’이라는 국민적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야권은 과감히 탄핵 찬반 논란의 덫에서 벗어나 미래를 향해 나가야 한다.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가치를 지향하는 건전한 보수우파 정당으로 새롭게 거듭나는 것이 지금 야당에 부여된 시대적 과제다. 이를 위한 쇄신과 혁신을 마다해선 안 된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