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대구 경북’이 쓰러지지 않게 해준 의료진 헌신과 시민의식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3월 10일 03시 00분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8일 200명대, 9일 100명대로 떨어지며 증가세가 주춤하는 양상이다. 3일 하루 확진자 수 851명으로 정점을 찍은 지 6일 만이다. 대구경북 지역 확진자가 급감한 영향이 크다. 곳곳에서 소규모 집단감염 사례가 나오고 있지만, 대구경북에서는 일단 큰불은 잡혀 가는 추세다.

지난달 18일 첫 신천지 신도 확진자가 나온 이래 20일간, 걷잡을 수 없는 환자 폭증으로 공포에 얼어붙은 대구경북을 지탱해준 힘은 헌신적인 의료진과 시민들에게서 나왔다. 특히 전국에서 달려가 구슬땀 의술을 펼친 의료진의 고군분투는 감동적이다. 전체 확진자 중 대구 지역의 비중이 커지며 지역 의료 부담이 가중되자 전국에서 자신의 병원문을 닫은 개업의부터 은퇴한 간호사까지, ‘가만히 있을 수 없다’며 대구경북으로 달려갔다.

코로나19를 전담하는 공공병원에서는 결혼식을 무기한 연기했거나 어린 자녀를 남의 손에 맡긴 간호사들이 평소의 두세 배 업무량을 소화하며 최전선에서 뛰고 있다. 이들은 의료 장비 부족과 과로에 시달리면서도 할 일을 묵묵히 해낸다. 국민은 “방호복 아끼려 숨차도 최대한 버티는 중”이라는 간호사들의 말에 안타까워하고 “중환자를 일반병실로 옮길 때 뭉클하더라”는 의사의 말에 함께 가슴이 뭉클해진다. 경북 성주에서는 군청 공무원이 과로사로 순직해 안타까움을 더했다.

특정 교회를 통한 대량 집단감염이라는 재앙에 맞서 사투를 벌여온 대구 경북민들의 시민의식도 주목할 만하다. 너도 나도 20여 일간 자가 격리에 들어가 마스크 착용과 손 씻기 등 개인 방역과 ‘사회적 거리 두기’를 일상으로 받아들였다. 고생하는 의료진을 격려하기 위해 음식을 만들고 성금을 모으고 나눔 운동을 펼치는 시민들도 적지 않다.

재앙에 굴하지 않고 스스로를 격려하고 이웃을 보살피며 난국을 이겨내고 있는 대구 시민들과 의료진에 대한 격려와 감사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그들의 헌신과 시민의식은 대한민국 공동체 전체가 이번 위기를 헤쳐가는 데 소중한 정신적 자산이 되어주고 있다.
#코로나19#시민의식#의료진 헌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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