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구로구 콜센터 사무실에서 코로나19 집단감염으로 직원과 가족 등 어제까지 86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대구경북 이외 지역에서 발생한 집단감염으로는 최대 규모로 같은 층에서 일했던 직원 및 교육생 200여 명에 대한 검사가 진행됨에 따라 환자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
콜센터 직원들은 서울과 경기 인천 지역에 거주하고 있어 가족과 밀접 접촉자를 중심으로 수도권에서 지역사회 감염이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 더구나 콜센터 인근에는 유동인구가 많은 지하철 구로역, 신도림역이 있어 콜센터 직원들의 출퇴근 동선에 따라 피해 규모가 커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이번 콜센터 집단감염은 8일 첫 확진 판정을 받은 회사 직원이 최초 전파자인 것으로 추정되지만 이 직원의 감염원은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 대구경북 지역의 확산세가 꺾이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서울 경기 도심 지역에서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깜깜이’ 집단감염의 대표적인 사례인 셈이다.
2600만 명이 모여 사는 서울과 경기는 인구 이동이 많고 회사 쇼핑센터 교회 등 다중이용시설이 밀집해 있어 전염병 확산에 취약한 여건이다. 특히 소규모 집단감염은 방역작업이 어려워 언제든 대규모 감염 사태로 번질 가능성이 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사태 초기 해외 유입과 신천지 교인 중심 확산에 이어 수도권을 중심으로 ‘3차 피크’가 올 수 있다고 경고한다. 국가 주요 시설이 집중된 서울에서 감염이 확산되면 그 피해는 걷잡을 수 없게 된다. 방역당국과 지방자치단체는 콜센터 노래방 클럽과 같은 밀집 사업장에 대한 선제적 모니터링과 방역 조치를 강화해 유사한 집단감염을 차단해야 한다.
서울과 경기 지역의 환자 수는 어제까지 각각 141명과 163명이며 며칠째 하루 10명 이상씩 신규 환자가 추가되고 있다. 환자가 급증할 경우에 대비해 병상 대란이 일어나지 않도록 경증 환자들을 따로 격리해 치료할 수 있는 생활치료센터를 미리 준비해야 한다.
수도권에는 초대형 병원들이 집중돼 있지만 확진자 발생으로 병원이 폐쇄되는 일이 잇따르고 있다. 해당 자치단체는 병원 폐쇄 범위를 합리적으로 조정하고 진료 재개 여부를 신속히 결정해 의료 공백을 최소화해야 한다. 불길을 잡느냐, 3차 피크냐의 고비에 선 지금 정부와 국민 모두 방역과 위생수칙 준수에 조금의 방심도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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