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을 사려고 약국에 갔다. 앞에 줄을 섰던 손님들의 불평불만이 봇물을 이뤘다. 한정 수량으로 판매한 마스크가 금세 동이 났기 때문이었다. “이게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란 말이냐?” 따위의 비난이 폭주했다. 거동조차 불편한 어르신들은 보기만 해도 측은했다. 생각 같아선 집에 있는 마스크라도 가져다 선뜻 드리고픈 심정이었다. 코로나19 사태가 오기 전, 나는 이른바 ‘1000원 숍’에서 15개들이 마스크를 불과 1000원 주고 샀다. 그러나 지금은 이마저 ‘전설’ 같은 이야기가 됐다. 마스크 하나 제대로 살 수 없는 나라가 과연 정상적인 나라인가? 지금 국민들은 고작(?) 마스크 하나 사려다 우울증에 더하여 화병(火病)까지 펄펄 돋을 판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정치인은 국민이 부딪히는 모든 문제에 답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지금 정치인과 국가는 과연 무얼 하고 있는가?
홍경석 대전 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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