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이르면 오늘 전국 초중고교의 ‘3차 개학 연기’ 여부를 발표한다고 한다. 23일로 예정된 신학기 개학을 1주, 혹은 2주 미루는 방안이 논의돼 왔다고 한다. 정부는 앞서 개학을 이달 2일에서 9일로 1주일, 이후 다시 23일로 2주일 더 미뤘다.
코로나19 상황은 어제 0시 기준으로 확진자가 전날보다 76명 늘어난 총 8162명을 기록했다. 신규 확진자가 23일 만에 두 자릿수로 줄어든 반면에 완치자는 3일째 확진자 수를 넘어서면서 자칫 긴장이 풀릴 수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이 대목에서 방역 고삐를 늦춘다면 소규모 집단 감염의 불씨가 되살아나는 것은 시간문제가 될 수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개학은 감염병 대책의 핵심인 ‘사회적 거리 두기’에 정면으로 반한다. 어린 학생들이 종일 붙어서 생활하고 급식을 함께 먹는 학교는 감염병에 취약할 수밖에 없고, 학교 내 감염이 발생하면 그 여파를 감당하기 어렵다.
초중고교 개학 연기는 불가피한 선택이지만 이에 따라 파생되는 문제는 하나둘이 아니다. 맞벌이와 한부모 가정을 위한 돌봄 대책뿐 아니라 방과후 강사, 급식조리사 등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생계 문제, 사립유치원 원비 환불 요구 등에도 답이 나와야 한다. 무엇보다 대학입시 등 학사 일정 전반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 교육부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당초 23일까지로 예정된 15일(3주일) 이내 휴업은 방학을 줄여 조절할 수 있지만 추가로 연기되면 법정 수업일수를 10% 범위에서 감축하게 돼 수업 결손이 생긴다.
교육당국은 차제에 재난 상황에 대비한 학사운영 플랜을 마련해야 한다. 수업 일수·시수 감축, 고3 입시대책 및 온라인학습 방안 등의 제도적 점검은 물론이고, 유사 상황에 대비한 급식 방식 등 비상 매뉴얼을 갖추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가 재택근무, 사회적 거리 두기 등으로 코로나19를 안정시키기 위해 분투하고 있다. 답답하지만 조금 더 견뎌서 코로나 확산의 불씨를 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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