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초유의 4월 개학… 입시 포함 연간 교육일정 나와야 혼란 줄인다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3월 18일 00시 00분


코로나19 사태의 여파로 정부가 23일로 예정된 전국 유치원과 어린이집, 초중고교 개원 및 개학을 다음 달 6일로 2주 추가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4월 개학은 초유의 일이다.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포함한 대입 일정은 추가 개학 연기 가능성을 고려해 개학 후 확정 발표하기로 했다. 정부가 이달 9일과 23일로 두 차례 연기했던 개학을 다시 연기한 이유는 19세 이하 확진자 수가 500명이 넘는 데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소규모 감염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의 개학 연기는 뜻밖의 감염병 확산 때문이어서 장기 계획을 내놓기가 어려운 측면이 있다. 하지만 1주, 2주 연기에 이어 개학이 일주일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다시 2주를 연기하는 식으로 찔끔찔끔 대책이 나옴에 따라 어린 자녀를 둔 맞벌이 부부나 한부모 가정, 대학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은 계획적인 일상을 꾸려가는 데 큰 불편을 겪고 있다.

특히 고교 학사일정과 입시 일정은 빨리 확정해줘야 한다. 고3 1학기까지의 내신 성적으로 수시를 치러야 하는 수험생들에게 개학 연기에 따른 불확실성은 최악의 상황이다. 더구나 서울시교육청이 1학기 중간고사를 지필고사 대신 교사의 주관이 개입될 우려가 있는 수행평가로 대체하라고 권고함에 따라 수험생들의 불안감은 더욱 커진 상태다. 공정성 논란이 일지 않도록 중간 및 기말고사 일정과 방식을 빨리 결정해 준비할 시간을 주어야 한다.

개학이 4월로 연기되면 여름 방학을 축소하더라도 수업일수는 10일이 줄어든다. 서울의 학원과 교습소 10곳 중 8곳이 문을 열었을 정도로 경제적 여유가 있는 학생들은 지금도 학원에서 공부를 하고 있다. 온라인 수업 등 공교육에서 충실한 보충 교육이 이뤄지지 않으면 코로나19를 계기로 사교육 의존도와 교육 격차는 더 커질 수밖에 없다. 개학 후 마스크와 손 세정제 수급을 포함한 감염 차단을 위한 준비 상황도 투명하게 공개해 안심하고 등원, 등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코로나19#4월 개학#연간 교육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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